작년 4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 165.1로 급등…2년6개월 만에 최고
주담대 금리 상단 7% 돌파, 기준금리도 인상 압박…부담 더 커질 듯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10억원대 초반 아파트를 지난달 구입한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그가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총 5억원. 5년 고정형 금리 연 4.6%를 적용해 한 달에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약 260만원이다. A씨 부부의 합산 월 실수령액(최대 800만원)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비율은 3분의 1가량에 달한다.
A씨는 “큰 결심을 하고 집을 샀지만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집을 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6일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지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165.1로, 전 분기(155.2)보다 9.9포인트 뛰었다.
이는 2023년 2분기(165.2)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 분기 대비 상승폭도 2022년 3분기(+10.6포인트)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였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의 정도를 보여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25.7%에 더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을 표준대출로 가정했다.
지수가 165.1이라는 것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의 165.1%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적정 부담액은 소득의 25.7%이므로,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소득의 42.4%를 원리금 상환에 쓴 셈이다.
전국 평균 주택구입부담지수도 60.9로, 전 분기(59.6)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평균 지수는 2024년 4분기(63.7)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하다 이번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별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지역 지수가 가장 높았으며, 지수 상승폭도 가장 컸다. 전국 모든 지역 지수가 전 분기보다 상승했지만, 서울 이외에 100을 넘은 지역은 없었다.
세종이 97.3으로 두 번째였고, 경기(79.4), 제주(70.5), 인천(65.0) 등이 전국 지수를 웃돌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지난 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3~7.03% 수준으로, 상단이 7%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단이 7%를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5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지난달 31일 기준 4.051%로 2월 말(3.572%) 대비 약 0.5%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금리가 4%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동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기준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대출금리가 한층 더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지역고가 주택들은 주담대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6억원 한도까지 대출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주택, 그리고 LTV가 70%까지 적용되는 생애 첫 매수자들이 시장을 떠받치는 실제 수요”라며 “이들의 신규 진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