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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생 주마나는 2023년 10월17일 뉴스로 본 장면을 또렷이 기억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 500명 넘는 사람이 숨졌다.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실향민 3세대 주마나는 "모두가 맞서야 전쟁의 고통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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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광주·제주 그리고 이란…폭력의 고통으로 모두 연결돼 있어요”

입력 2026.04.06 21:04

수정 2026.04.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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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혜림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팔레스타인인 3세로 서울대 건축학과 다니는 주마나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주마나(22)가 카메라를 보고 미소 짓고 있다. 우혜림 기자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주마나(22)가 카메라를 보고 미소 짓고 있다. 우혜림 기자

2021년부터 한국에서 공부 시작
팔레스타인 연대 모임 ‘수박’ 활동
“모두가 맞서야 전쟁 멈출 수 있어”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생 주마나(22·사진)는 2023년 10월17일(현지시간) 뉴스로 본 장면을 또렷이 기억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 500명 넘는 사람이 숨졌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시신을 보며 주마나는 아픔을 느꼈다.

“지금도 그때가 느껴져요. 팔레스타인인이라서가 아니라, 사람이니까요. 똑같은 사람이니까.” 주마나가 말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사이 가자지구에선 ‘조용한 학살’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만난 팔레스타인 실향민 3세대 주마나는 “모두가 맞서야 전쟁의 고통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마나의 할머니·할아버지는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지만 1948년 팔레스타인 대학살 ‘알 나크바’가 일어나 고향을 떠나야 했다. 주마나의 부모는 레바논에서 만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고, 주마나도 그곳에서 자랐다. 팔레스타인 땅을 밟아본 적은 없지만 가족들은 뿌리를 잊지 않았다. 집에선 팔레스타인 사투리를 썼고 전통 무늬를 수놓은 물건들을 곳곳에 뒀다. 주마나는 자신이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폭력을 가해온 역사를 몸으로 배웠다.

주마나는 2021년 한국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2년 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일어났을 때 주마나는 더 잔혹해진 폭격에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지만 이를 다루는 보도는 많지 않았고 한국 사회의 관심도 크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12일 학내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을 꾸렸다. 수박 활동을 시작으로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등 대학가에 연대 동아리들이 잇따라 생겨났다.

팔레스타인 역사를 알리던 주마나는 한국 역사도 배웠다. 두 나라는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공유하고 있었다. 자유를 위해 싸운 5월 광주의 학생들과 전쟁에 의해 학살된 4월 제주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오늘날 이란에서 숨진 어린이들까지도 “같은 폭력” 아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는 많은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는 공동체를 지지하고 돈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겨요.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끼면 서로 지지할 수 있어요. 함께 서서 맞서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어요.”

이날 주마나는 수박의 주최로 학내에서 팔레스타인 역사에 대한 강연을 했다. 학살과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며 무감각해질 때도, 무기력해질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에서 희망을 본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도 학교에 가요. 삶을 사랑하고 계속 살아가려고 해요. 이렇게 희망이 있잖아요.” 팔레스타인 전통 의상 케피예를 두른 주마나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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