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 보조금 23%가 중국산
국내산 전기차 저상버스 보조금 늘어날 듯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가 오가는 버스로 붐비고 있다. 성동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모든 저상버스에 일괄 지급하던 보조금을 올해부터 배터리의 성능과 재원 등을 평가해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보조금 지급 문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정부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국내 저상버스 상당수가 지원 대상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차량 한 대당 8700만원을 일괄 지급하던 저상버스 보조금을 올해부터 최대 9000만원 상한에서 항목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차등 지급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고 6일 밝혔다. 차량의 성능 및 안전, 이동편의시설, 재원(차량의 크기나 규격) 등 3개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조금을 차량마다 달리 지급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2004년 이후 모든 저상버스에 똑같은 금액을 일괄 지급해왔다. 그러나 친환경 차량에 비슷한 유형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국토부의 저상버스 보조금 지급도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사한 보조금인데도 부처별로 지급 기준이 다른 데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고, 저상버스 도입 취지에 부합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량에 혜택을 주는 방향이 옳다고 판단해 제도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특히 차량 성능 및 안전과 관련해서는 전기버스의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새로 평가항목에 포함되면서 중국 전기버스 업체는 대부분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저상버스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국내산 전기차 저상버스는 보조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상버스는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로, 2023년부터 친환경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저상버스 보조금에서 중국산 비중은 23%였다. 보조금 지급 요건이 강화되면서 이 비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버스는 기후부와 국토부에서 각각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기후부가 매년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해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23년 54%였던 전기버스의 중국산 점유율은 지난해 34%까지 떨어졌다.
기후부에 이어 국토부도 보조금 문턱을 높이면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경쟁력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다 줘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죽어 버렸다”며 “보조금 정책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