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약세 지역인 영남권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이 7일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처럼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보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대안으로 민주당을 선택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상욱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면 국민의힘의 지금 모습은 보수의 적, 반(反)보수의 모습”이라며 “바꾸도록 애를 써보고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부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지금 보수의 기능과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라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12·3 내란에 맞서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나서지도 않고, 이후에도 혐오와 갈등 선동에만 집중한다면 이건 반보수”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북지사 후보인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국민의힘을 아껴오신 마음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위해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향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오 전 선임행정관은 “우리 경북의 뜨겁던 용광로의 불꽃은 식어가고 자식들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간다”며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의 깃발만 보고 찍어줬던 결과다. 이 오랜 관성의 사슬을 기필코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달 24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되는 건데 국민의힘이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주는 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며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대해서 지금은 ‘혼나봐야 돼’ 정서가 있는 것 같다.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회초리를 가지고 국민의힘이 빨리 정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대구에서 출마 선언을 하며 시민들을 향해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김 전 총리를 공개 지지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 지지율이 약진하는 등 지역 내 호응이 크다.
김 전 총리는 이날도 대구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역이 죽게 생겼는데 당이 중요하냐, 대구가 중요하냐”며 “이번에는 나를 한 번 써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선 “빨리 (재추진)해서 어떤 형태로든, 지원금 10조원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보수 성향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초대 민선 대구시장인 문희갑 전 시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번주 전직 대구시장들과 종교계 지도자 등을 차례로 찾는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나선 유영하 의원의 공천 등이 정리되면 박 전 대통령도 예방할 계획이다. 김 전 총리는 다만 홍 전 시장과의 회동 계획에 대해선 이날 기자들에게 “나를 지지하는 건 고마운데 본인이 오지 말라는 데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상욱 의원(왼쪽)과 경북지사 후보인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박민규 선임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