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7일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모두발언만 30분을 넘기며 난상토론을 방불케 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담긴 외국인 관광객 수하물 배송 사업(짐 캐리) 예산을 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팩트체크 공방도 벌어졌다.
회담은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파란색과 붉은색이 섞인 이른바 ‘통합 넥타이’를 착용했다.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이뤄졌던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 때 착용한 넥타이와 비슷한 것이다. 정 대표와 장 대표는 각 정당 상징색인 파란색과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합 넥타이를 두고 “민생 경제가 전시 상황인 이 시기에 여·야·정이 이 위기를 극복해갈 수 있도록 통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회담 직전 진행된 단체사진 촬영 때도 이 대통령은 자신의 양옆에 자리한 정 대표와 장 대표에게 “두 분이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것 아니죠. 연습 한 번 해보세요”라며 이들의 손을 가져다 맞잡게 하고 그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오찬 메뉴로는 채소와 해물이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오방색 해물 잡채, 화합의 뜻이 담긴 단호박을 섞은 타락죽, 살치살 구이, 배춧국 등이 나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 장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9월8일 이후 211일 만이다. 지난 2월12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오찬 회담이 개최 1시간 전 장 대표의 불참 통보로 무산된 뒤 두 달 만이다. 7개월 만에 성사된 회담인 만큼 모두발언이 30분을 넘기는 등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추경과 중동발 경제 위기, 개헌,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추경안에 포함된 일부 예산에 대한 사실관계를 두고 공방도 벌어졌다. 장 대표가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 등에 들어가는 306억원 예산은 이번 전쟁 추경의 목적에 전혀 맞지 않는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중국인 (대상으로만) 하는 건 아닌데 중국인만 한다고 오해 안 하시면 좋겠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라며 “팩트를 체크(확인)해보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맞받았다. 정 대표도 “짐 캐리 예산은 물건을 공항까지 갖다준다고 하면 외국인들이 물건을 더 많이 산다”며 “그런 면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장 대표는 회담 후에도 페이스북에 중국인 관광객이 언급된 해당 추경안 자료를 제시하며 “대통령님, 중국인 짐캐리 맞잖아요”라고 글을 올렸다.
뼈있는 농담도 오갔다. 장 대표가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추진을 주장하며 추가 발언을 이어가자 이 대통령은 “원래 반대신문은 주신문에 대한 것을 하는 건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요즘 재판이 예전처럼 법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어서”라고 받아쳤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상기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자리는 국민의힘 측의 요구와 제안을 중심으로 경청하는 자리였다”며 “비록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으나,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민생이라는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하기 전에 이 대통령이 중임이나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하는 것을 건의했으나, 이 대통령이 즉답을 피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서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