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민생경제’ 회담
7개월 만의 ‘손에 손잡고’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던 중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잡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여야 지도부와 만나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특히 외부 요인에 의해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담은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소통을 재개하고 협치에 재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개헌,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여당은 야당 요구를 수용해 추경안 심사에서 TBS 지원 예산을 제외하기로 했다. | 관련기사 6면
이 대통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및 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및 송언석 원내대표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열고 “통합이라는 것이 정말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주는 게 또 중요하다”며 “(정부에)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국정운영이)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야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상당한 위기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이런 상황이 벌어져서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야당에서도, 여당에서도 많이 배려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간, 정부와 야당 간 많이 만나는 게 좋다”며 “제가 빈말로 하거나, 사진만 찍고 선전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예산안은 여야가 토론해 필요한 것을 추가할 수 있고, 불필요한 부분은 삭감 조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유류세 인하폭 확대, 화물차·택시·택배 종사자 유류 보조금 지원 등 자칭 ‘국민 생존 7대 사업’을 추경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7가지 사업에 대해선 국회 예결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TBS 예산, 목적에 안 맞아” 정 “저희도 추진할 생각 없다”
강 대변인은 회담 전반에 대해 “민생이라는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고,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회담 후 브리핑에서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삼중고 상황에서 대화 자체가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정 대표와 장 대표는 회담 테이블에 올라온 의제 대부분에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엄 요건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용에는 공감하되 시기적으로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추경안과 관련해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찰 나눠주기라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며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전쟁 피해 지원금을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민생경제도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며 “역사상 가장 빠른 추경이 국민이 바라는 내용”이라고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야당의 TBS 지원 예산 삭감 요구에 대해서는 “이번 추경 성격에 TBS 예산은 맞지 않다고 당에서 뜻을 모았다. 저희도 추진할 생각이 없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국회의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에 대한 입장도 팽팽했다. 장 대표는 “민생 살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명명백백하게 거짓과 증거 조작으로 기소된 것은 하루빨리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의 정례화 방안을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필요할 때 하는 쪽이 좋겠다”고 답했다고 최 수석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