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해제 등 자체 요구안 전달
오만과 호르무즈 공동 관리 포함
‘봉쇄 해제’ 나설 가능성은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 위협에도 이란은 일시적 휴전을 거부하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이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고 일축했다. 그는 “근거 없는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졸파가리 대변인은 전날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반복되면, 우리의 보복 대응은 훨씬 더 파괴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중동 지역 에너지·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을 경고했다.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사진)는 소셜미디어에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보수장 마지드 카예미 소장에 대한 애도 글을 올리며 “이스라엘과 미국이 연이은 패배 후 테러와 암살이라는 수단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암살과 범죄가 우리의 행보를 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의 고위 보좌관인 마흐디 모하마디는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패러디해 “트럼프에게는 20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그의 동맹국들이 석기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7일 엑스에 “지금까지 1400만명 이상의 이란인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음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알리레자 라히미 이란 청소년체육부 차관은 미국의 발전소 폭격 위협에 대응해 발전소 주변에 ‘인간 사슬’을 형성하자고 제안했다. IRGC는 지난달 ‘조국 방위 전사’ 프로그램의 지원 연령을 기존 16세에서 12세로 낮추고 어린이들을 검문소 근무와 순찰 등 임무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일시적 휴전을 거부하며 전쟁의 영구적 종식,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유지, 제재 해제,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중단 등을 포함한 이란의 자체적인 요구안 10개를 전달했다고 이란 관영 IRNA는 전했다.
요구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의정서가 포함돼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과 오만이 공동 관리하에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선박당 약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부과해 이를 호르무즈 해협을 공유하고 있는 오만과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이란은 통행료 수익을 전후 재건 비용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최후통첩’ 마감 시한 전 미국·이란이 입장차를 좁히기엔 너무 큰 격차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력한 지렛대로 확보한 이란이 순순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싱크탱크 퀸시책임국정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관해서는 실질적 합의 없는 시나리오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란이 오만과 협력해 통행료를 징수하는 현 상황이 굳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