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공영주차장은 5부제
“벌점 주듯 단속하면 효과 있나”
일부 학교선 교사 간 갈등 유발
8일은 짝수 차량 정부가 자원안보위기 단계를 ‘경계’로 강화함에 따라 시행되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홀짝제)를 하루 앞둔 7일 정부서울청사 입구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서는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다. 정효진 기자
중동전쟁으로 고유가가 이어지며 정부가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홀짝제)를,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서는 5부제(요일제)를 의무 시행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일 Q&A 형식으로 상세 시행 방안을 안내하면서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거나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임직원은 2부제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도심 외곽으로 장거리 통근을 하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출퇴근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이 지난 6일과 7일 인터뷰한 교사들은 “지난달 25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로 인해 통근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심 외곽 등은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버스 수가 적어 대중교통 여건이 도심보다 열악하다. 부산 사상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씨(27)는 “경남 김해에서 출근하는 동료의 경우 차를 몰고 30분 정도면 오던 25㎞ 떨어진 거리에 살고 있는데, 5부제로 대중교통을 두 번 갈아타는 등 1시간40분이 걸려 출근한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에 사는 김씨 자신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평소 통근시간보다 3배가량 늘었다고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대상 차량 5부제를 실시하면서 임산부 및 유아 동승 차량, 장애인 사용 차량, 대중교통 열악 지역 및 장거리 출퇴근 차량, 전기차·수소차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출퇴근 거리가 30㎞ 이상도 예외로 했다. 하지만 지방에선 다른 도시로 출근하는 경우 이동거리가 30㎞에 미치지 않아도 대중교통이 열악해 정책의 사각지대가 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적은 읍면 단위 지역은 어려움이 더 크다. 버스 수가 적을뿐더러 카풀(직장 동료 등과 차를 함께 타는 것)을 할 동료 교사 수도 적기 때문이다. 전북 순창군의 초등학교 교사 임진우씨(42)는 “학교 가기가 어려워도 대중교통 열악지로 포함되지 않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학교들도 있다”며 “2부제가 되면 카풀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생겨 어려움이 클 것 같다”고 했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 인근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가는 등 불가피하게 ‘꼼수’를 쓰고 있다. 경북의 중학교 교사 김모씨(36)는 “현실적으로 차를 몰고 출근할 수밖에 없어서 학교 주변 길거리나 건물에 주차하는 상황”이라며 “공무원에게 과도하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수 학교에선 학교 인근을 순찰하고 위반 차량 단속까지 나서면서 교사들 사이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강경책만 쓴다”는 성토도 나온다. 서울 금천구 고등학교 교사 손모씨(26)는 “행정실에서 매일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교사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가 온다”며 “학생들 벌점 주듯이 단속하는 식으로 하니까 교내 구성원들끼리 갈등만 심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교사들은 단속·제재 등 강압적 방식보다 실효성 있는 시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교사 김씨는 “공공기관 근로자들에게만 2부제를 강제하면 정부가 생각하지 못하는 꼼수만 늘어갈 뿐”이라며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에너지 문제 대응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