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 시행된 3월 10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공공 부문에 이어 민간 부문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사립대학과 공항공사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공공운수노조와 전국공항노동조합이 제기한 시청 신청 사건에서 인덕대·성공회대·한국공항공사를 사용자로 인정했다. 원청이 도급 구조를 통해 임금과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민간 부문에서 교섭요구 사실 공고가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덕대와 성공회대 하청노조는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각 대학교를 상대로 교섭요구를 신청했다. 교섭 의제로 노동안전·작업환경·복리후생·임금·근로시간 등 5가지를 제시했으나, 각 대학이 사용자성을 부인하며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이에 하청노조들은 시정 신청을 제기했다.
공공부문에서는 지난 2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24일만에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첫 판단이 나왔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이번 노동위 판단으로 대학 시설관리·청소, 공항 운영 등 필수 업무에 대한 교섭을 회피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운수노조는 “대학과 공항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업무는 시설 유지와 운영에 필수적인 노동”이라며 “임금 역시 원청이 지급하는 도급비에 좌우되는 만큼 이번 판단은 당연하다”고 했다. 노조 측은 “대학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은 원청 공간의 유지와 운영에 필수적인 노동”이라며 “그 노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대학자본의 건물이고 캠퍼스”라고 밝혔다.
오는 8일에는 인천공항공사, 9일에는 3개 금융사 콜센터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이 예정돼 있다.
노동위에서 사용자로 인정됐더라도 원청 사용자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재심 판정에도 불복할 경우 행정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의적, 악의적으로 교섭을 거부한다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