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기료 20만원 넘긴 가구 전체 21%달해
전기요금 폭탄 맞은 가구, 새로운 집 이주 조치
경북도 “원인 파악 안돼”···이주민 요금 조정
경북 영양군 화매2리에 설치된 이재민 임시조립주택 전경. 김현수 기자
많게는 한 달에 80만원이 넘는 난방비가 나온 영남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전기요금 폭탄’의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경북도는 경향신문 단독보도(2026년 2월 12일 1면) 이후 전기요금이 과다하게 나온 원인을 규명하려 현장 조사 등을 실시했지만 원인 파악에 실패했다. 이재민들은 조사 자체가 형식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5개 시·군 임시 조립 주택 2123가구 가운데 전기요금이 월 20만원 이상 부과된 가구는 전체의 21%인 447가구로 집계됐다. 임시 주택은 27㎡(약 8평)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안동 236가구, 청송 153가구, 영양 34가구, 의성 24가구 순이었으며, 40만원 이상 부과된 가구도 35가구로 집계됐다. 최고 청구액은 83만5970원이었다. 재난에 따른 전기세 감면(20만원)이 없었다면 100만원을 넘는 수준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정부 지원금을 초과한 가구를 대상으로 전문가와 함께 현장 점검을 실시했지만 누전 등 이상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난방과 온수, 전기 패널까지 전기에 의존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민들은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구조적 결함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양군 한 주민은 “직원은 이재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벽체나 단열 상태 같은 구조적인 부분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며 “눈에 보이는 것만 확인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단열 불량 등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창문 틈은 물론 콘센트 구멍에서도 찬바람이 들어오고 문틀이 뒤틀리는 등 하자가 많았다”며 “하자가 드러나면 골치가 아프니 문제를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
비슷한 재난 상황과 비교하면 이번 사례는 이례적이다. 2023년 산사태로 임시주택에 입주한 예천 이재민 23가구의 2024년 1월 평균 전기요금은 12만950원, 2월은 11만2700원 수준이었다.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에도 수십만 원대 전기 요금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해당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전력공사는 임시주택에 기존의 누진제 대신 ‘일반용 전력’ 기준을 적용해 전기요금을 조정했다.
일반용 전력을 적용하면 전기요금이 100만원을 넘는 가구도 약 9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재민에게 지원되는 전기요금(한전 20만원·경북도 20만원)을 더하면 실질적인 부담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