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대사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채택하지 못했다. EPA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와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채택이 무산됐다.
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은 찬성 11표, 반대 2표, 기권 2표를 얻었으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고 콜롬비아와 파키스탄은 기권했다.
애초 포함됐던 군사적 개입을 의미하는 ‘필요한 모든 수단’ 문구를 삭제하고,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방어적 노력의 조율’ 수준으로 수위를 낮춘 절충안이었다. 여러 차례 수정과 표결 연기 끝에 상정됐지만, 끝내 통과되지 못하면서 이란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분열이 다시 드러났다.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 의장국인 바레인이 걸프협력회의 회원국 및 미국과 협의해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호르무즈 해협 이용국들이 선박 호위 등 항행 안전을 위한 방어적 조치를 협력해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이란에 선박 공격 및 항행 방해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또한 민간 인프라와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 요구도 포함됐다.
초기 단계에서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프랑스는 최종적으로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결의안이 편향됐다고 판단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표결 이후 바레인은 안보리 신뢰 훼손을 우려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바레인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는 이번 결과가 국제 수로 위협을 방치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이란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이러한 행태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미국과 이스라엘에도 있다며, 대안 결의안 제출을 예고했다. 이란 역시 두 나라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책임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표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과 함께, 5개 상임이사국(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모두의 거부권 미행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