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의 북측 수행원의 모습.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남성이 장금철 당시 통일전선부장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침투 사건 유감 표명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긍정 평가했다는 한국 내 해석에 대해 “멍청한 바보들의 희망섞인 해몽”이라고 밝혔다. 무인기 유감 표명을 계기로 대화 국면을 모색해보려는 남측의 시도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 국장은 지난 7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6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발표한 담화에 대해 “한국 측이 ‘이례적인 우호 반응’, ‘정상들 사이의 신속한 호상(상호) 의사 재확인’으로 받아들이며 개꿈 같은 소리를 한다면 이 역시 세인을 놀래우는 멍청한 바보들의 희망 섞인 해몽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제1부상은 “담화의 주제의 핵은 분명한 경고였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해석한 김 부장의 담화 속뜻은 “너희가 안전하게 살려면 이렇게 솔직하게 자기 죄를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뻔뻔스러운 것들 무리 속에 그래도 괜찮게 솔직한 인간도 있었는데? 안전하게 살려면 재발을 막아라”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장 제1부상은 지난달 30일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에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김 부장이 “한국을 동네 개들이 지어대니 무작정 따라 짖는 비루먹은 개들이라 평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 제1부상은 “가장 적대적인 적수국가인 한국의 정체성은 당국자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결단코 변할 수 없다”는 말로 성명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담화는 이 대통령의 무인기 유감 표명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남측의 시도를 사전 봉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의 해석을 공개적으로 조롱함으로써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한국의 대북인권결의안 참여라는 ‘이중적 행동’을 (고리로) 대화 차단의 논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담화를 통해 노동당 산하 10국(옛 통일전선부)이 내각 산하의 외무성에 편입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대남 업무를 외교 업무의 일환으로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외무성 10국이 대남사업을 총괄하며 장금철이 총책임자임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자 김여정 부장이 당일 밤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며 “무모한 일체의 도발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