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공직자 차량 2부제…민원인도 5부제 시행
8일 제주도청 주차장. 박미라 기자
공직자 차량 2부제와 민원인 차량 5부제가 시행된 첫날 제주에서는 일부 도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큰 혼란 없이 질서 있는 모습을 보였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중동 상황으로 인한 국가 자원안보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제주에서도 이날부터 차량 2부제(홀짝제)가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23일부터 운영 중인 공직자 차량 5부제를 강화한 것이다.
적용 대상은 도 본청과 행정시, 공기업, 그리고 출자·출연기관을 포함한 그 소속 및 산하기관의 임직원 차량이다. 출퇴근 차량과 공용차 모두 적용됐다.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 차량은 번호판 끝자리에 맞춘 5부제가 시행됐다.
이날 제주도청과 도교육청, 도의회 주차장 앞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직원들이 나와 차량을 선별하고 계도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도는 공직자가 2부제를 위반할 경우 1회 계도 경고, 2회 당직조 편성, 3회 주의장 발부, 4회 훈계 등의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의장’ 발부부터는 정식 징계 기록에 포함된다.
위반한 민원인 차량에 대해서는 회차를 유도하거나 안내문을 부착한다.
도교육청은 1회 위반 적발 때 계도 경고, 2회 1주일 출입통제 및 기관장 보고, 3회 징계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각 기관은 내부 주차장 뿐만 아니라 기관 주변 도로에 주차한 차량에 대해서도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날 차량 운행량이 눈에 띄게 줄면서 고질적이던 아침 출근 시간대 교통 정체가 완화됐고, 평소 만차를 이루던 공공기관 주차장도 한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도 관계자는 “아침 일찍부터 단속을 벌였으나 위반 차량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소속 A씨(40대·제주시 일도동)는 “학교까지 가는 직통 버스가 없어 환승해야 하고 배차 간격도 길어 자가용보다 시간이 2배 이상 걸린다”면서 “불편하지만 에너지 비상사태이니 만큼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컸다. 제주는 도농복합지역으로, 읍면 지역은 대중교통이 촘촘하지 못한 편이다.
문모씨(40대·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는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서 15분인데다 버스도 한시간에 2~3차례 오는 만큼 자동차 없이는 일상생활이 너무 힘들다”면서 “비상 상황이라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편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제주지역 공공기관 차량 운행량이 50% 감축될 경우 연간 소나무 약 430만 그루가 흡수하는 것과 맞먹는 탄소 감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에너지 위기는 공공기관의 노력만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면서 “자원 안보 위기라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도민 여러분께서도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대중교통 이용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