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월 경상수지가 약 35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수출을 이끌며 2000년대 이후 두 번째로 긴 3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3월에도 경상수지 흑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2월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2월 경상수지는 231억9000만 달러(약 34조7000억원)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해 1~2월 누적 흑자 규모 역시 364억5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99억 달러) 대비 약 3.7배 급증했다.
이번 ‘흑자 랠리’를 이끈 건 역시 반도체였다. 조업일수가 설 연휴 영향으로 전년 대비 3일 감소했는데도 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대폭 키웠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월 반도체 하루평균 수출액은 13억3000만달러로,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18년, 2022년 당시 하루평균 4억8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34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연속 흑자 기록이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월 상품수지 흑자는 23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89억8000만 달러) 대비 2.6배 이상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통관 기준 컴퓨터·주변기기(183.6%), 반도체(157.9%), 무선통신기기(23.0%) 등이 증가했다.
수입(470억 달러)은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함께 석유제품(-21.0%)·원유(-11.4%)·화학공업 제품(-5.7%) 등 원자재 수입이 2.0% 줄었다. 다만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의 영향은 이번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서비스 수지는 18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방학이 끝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줄며 전월보다 적자 폭이 개선됐다. 배당소득 수지는 해외 배당 수입이 줄며 19억8000만 달러로 흑자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86억4000만 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132억7000만 달러 감소하며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은은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분석했다.
유 부장은 3월 경상수지와 관련해 “3월 통상기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진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월을 넘어 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어 국제유가 상승은 4월 이후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월 에너지류 수입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 3월 중동지역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이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기 때문”이라며 “4월 이후에는 국제 유가 상승이 수입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