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연구원 ‘5극 3특 생존전략’ 브리핑···도지사 직권 승인 등 ‘규제 패스트트랙’ 제안
충청·호남권 등 거대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전북도가 ‘속도전’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초광역 지자체의 ‘규모의 경제’에 맞서 단일 행정체계의 기동력을 극대화한 ‘속도의 경제’로 전략적 고립을 돌파하자는 취지다.
전북연구원은 8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특별법 개정 방향을 제시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제안했다. 국가 균형발전 축이 5개 초광역권(5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북 등 3개 특별자치도(3특)의 입지가 좁아진 데 따른 위기감이 깔린 분석이다.
연구원이 꼽은 최우선 과제는 ‘빨대 효과’ 차단이다.
천지은 연구위원은 “최근 발의된 전남·광주 통합특별시법은 기존 특별자치도 특례를 뛰어넘는 파격적 권한을 담고 있다”며 “인구와 산업, 재정 기반이 모두 취약한 전북이 단순히 ‘규모의 논리’로만 맞선다면 인접한 거대 통합체에 자원을 뺏겨 결국 ‘내륙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3S 전략’은 미래산업 선점(SEED), 패스트트랙 행정(STRAIGHT), 성과 확산(SPREAD)을 축으로 한다. 규제 완화와 절차 단축을 통해 기업의 시간·비용 부담을 낮추고 제도가 산업을 견인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도지사 직권 승인 체계다. 중앙부처와의 사전 협의·승인 절차를 최소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능형 농기계 분야에서는 자율운행 특구 지정 이후 도지사가 임시운행을 직권 허가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검·인증 인프라를 유치하는 단계적 확산 모델이 제시됐다. 메디컬 푸드 역시 효능 표시 네거티브 특례와 임상 기간 단축 권한을 결합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사안별 ‘초광역 연대’도 병행 과제로 제시됐다. 세종과는 광역철도망, 전남과는 에너지 거버넌스, 강원·제주와는 인구소멸 대응 등 사안별 협력을 통해 ‘규모의 열세’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이나 안전 관련 규제를 지자체 재량으로 간소화할 경우 책임 소재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또한 행정 속도가 빠르다는 점만으로 기업이 인력 수급과 물류 여건이 우월한 초광역권 대신 전북을 선택할지도 미지수다.
천 연구위원은 “이미 전북은 현대차의 9조원 규모 투자와 피지컬 AI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상당한 정책적 모멘텀을 축적한 상태”라며 “앞으로의 전북특별법 개정은 과거의 ‘낙후지역 배려’라는 수동적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가 발전의 새로운 기여 모델’이라는 공세적 논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