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의 추심 문자. 배재흥 기자
불법으로 막대한 이자를 갈취해 30대 싱글맘인 채무자를 죽음으로 내몬 사채업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12단독 김회근 판사는 8일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4)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717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돈을 빌린 채무자들은 경제적 약자가 대부분”이라며 “피고인은 이들의 처지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채무자와 주변인에게 입에 담기 힘든 인격 모독적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던 한 채무자가 생을 포기하는 비극적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채무자의 사망은 이 사건 범행과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공소사실에도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피고인이 추심 과정에서 한 일련의 행위들은 한 사람이 삶을 포기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혹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24년 7~11월 대부업 등록 없이 6명에게 총 1760만원을 높은 이자로 빌려준 뒤 채무자와 가족·지인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불법 추심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중 유치원생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싱글맘 A씨는 김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을 당하던 중 2024년 9월 전북 완주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A씨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모욕적인 문자메시지를 발송했고, A씨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에 협박 전화를 하기도 했다.
김씨가 피해자들에게 요구한 연 이자율은 법정 이자율의 100배를 넘는 2409~5214%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이자제한법은 연이율 20%를 초과하는 고리대금을 금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과거 폭력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과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 점, 어린 자녀를 양육 중인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