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긴급대응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남양주에서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스토킹하고 보복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훈(44)이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박수 부장검사)는 8일 김훈을 특정범죄가중처벌 상 보복살인, 특수재물손괴, 전자발찌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6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김훈은 지난달 14일 오전 9시쯤 남양주시 오남읍 노상에서 피해자 A씨(27)의 차량 유리창을 깨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훈은 범행 후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끊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다가 약 1시간 만에 양평군에서 검거됐다.
김훈은 이 범행 전 재판과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5월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 중이었으며 A씨의 차량에 위치 추적기를 설치한 혐의로 고소돼 경찰이 수사 중이었다. 김훈은 A씨에게 처벌불원서 제출이나 고소 취하를 요구해 이 범행에 살인이 아닌 보복살인죄가 적용됐다.
김훈은 범행 전 A씨의 직장과 자택 등을 답사했으며 범행에 사용할 드릴과 흉기, 케이블타이 등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전자발찌 추적 피하는 방법’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훈은 앞서 2009년과 2013년 강간치상 등 과거 두 차례 다른 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법원 명령에 따라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착용했다.
특히 김훈은 검찰 보완 수사 과정에서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판정을 받았다. 진단 검사에서 33점(40점 만점)이 나와 사이코패스 판정 기준(25점)을 넘었다.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도 제기된다. 김훈은 지난해 A씨에 대한 스토킹 등으로 A씨에게 연락하거나 주거·직장 100m 이내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나 전자발찌 착용으로 야간 통행이 제한된 오후 10시∼오전 5시를 피해 A씨를 찾아갔고, A씨는 공포를 호소하며 여러 차례 이사하는 등 스토킹 피해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 사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량 위치 추적기 감정을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김훈이 출석을 미뤄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내부 감찰에 착수한 경찰은 경기 구리경찰서장과 경기북부경찰청 여청과장 등 1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