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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인천국제공항에서 난민심사를 받지 못하고 400여일간 구금돼 있던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신청자 리카에 대해 국제인권기구인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국제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의 '공항 난민' 사건에 대한 위원회의 첫 판단이기도 하다.

앞서 리카는 내전 상황을 피해 고국을 등지고 2020년 2월 환승편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난민신청을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법무부는 '환승객'이라는 이유로 난민심사 기회를 주지 않았고 환승구역에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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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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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자유권위 “난민신청자 ‘400일 공항 노숙’, 한국 정부 국제협약 위반”

입력 2026.04.08 15:21

수정 2026.04.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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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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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부터 14개월 동안 인천공항 환승구역 안에서 생활했던 리카씨(52·가명)의 모습. 리카씨 제공

2020년 2월부터 14개월 동안 인천공항 환승구역 안에서 생활했던 리카씨(52·가명)의 모습. 리카씨 제공

인천국제공항에서 난민심사를 받지 못하고 400여일간 구금돼 있던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난민신청자 리카(52·가명)에 대해 국제인권기구인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국제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결정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리카를 2020년 2월부터 14개월간 비인도적 조건 속에 가두고 권리를 침해해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리카가 2020년 5월 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한 지 6년 만에 나왔다. 한국의 ‘공항 난민’ 사건에 대한 위원회의 첫 판단이다.

앞서 리카는 내전 상황을 피해 고국을 등지고 2020년 2월 환승편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즉시 난민신청을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법무부는 ‘환승객’이라는 이유로 난민심사 기회를 주지 않았고 환승구역에 구금했다.

리카는 2021년 5월 법원이 정식 난민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423일이 지나서야 공항을 벗어나 입국했다. 이후 무단구금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한국 정부에 청구했고 법원은 국가권력의 남용을 인정하면서도 손해배상 청구는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없다’거나 ‘입법 미비가 위헌은 아니다’라는 등의 논리로 기각했다. 법원은 리카의 난민 신청도 허용하지 않았다. 리카는 고국 콩고민주공화국의 상황이 악화되자 ‘새로운 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난민 재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민주콩고 출신 난민신청자 리카씨를 2020년 2월부터 14개월간 가두고 ‘비인도적’ 조건 속에 가두고 권리를 침해해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유엔 자유권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민주콩고 출신 난민신청자 리카씨를 2020년 2월부터 14개월간 가두고 ‘비인도적’ 조건 속에 가두고 권리를 침해해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유엔 자유권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한국 정부가) 국제협약에 따른 당사국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형식적인 이유로 난민지위 신청을 거부했다”며 “한국이 자유권 규약 7조에 따른 권리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자유권 규약 7조는 고문을 당하거나 잔혹한 처우를 받는 곳으로 보내지는 것을 금지하는 강제송환금지 의무를 담고 있다. 리카는 강제로 가담했던 무장반군 활동으로 인해 살해당할 위기에 처했었는데, 한국 정부가 공항에 무기한 구금한 것은 강제 송환에서 보호해달라는 요청을 할 기회를 박탈한 처사라고 본 것이다.

위원회는 또 구금 상태가 법적 근거와 행정 명령 등도 없이 사실상 무기한 이어진 점도 부당하다고 봤다. 코로나19 유행 동안 숙소가 아닌 곳에서 적절한 의약품과 음식 없이, 24시간 내내 불이 켜진 곳에서 살게 한 것 역시 규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규약에 따라 권리를 침해당한 개인에게 완전한 배상·회복을 할 것을 요구한다”며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의무가 있고, 유사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강제추방을 하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 돌아가면 되는 일” “도보로 50분이나 걸을 만큼 넓은 환승구역에 있는 건 구금이 아니다” 등 의견을 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진행을 맡았던 정신영 미국변호사는 지난 7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유엔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난민신청 불회부’와 공항 구금 문제를 개선할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공익법센터 어필, 난민인권센터, 공익법단체 두루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400일간의 공항난민 불법구금 관련, 유엔의 한국정부에 대한 권고 결정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공익법센터 어필, 난민인권센터, 공익법단체 두루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400일간의 공항난민 불법구금 관련, 유엔의 한국정부에 대한 권고 결정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리카 측은 한국 정부가 적절한 보상을 하는지 지켜보면서 추가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익법단체 두루, 공익법센터 어필 등은 이날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년 60~70%의 공항 난민은 정식 난민심사 기회를 받지 못하고 공항에 장기간 구금된 채 출국을 강요받지만, 이들 중 소송을 제기하면 법무부가 지는 경우가 10건 중 7건에 달한다고 한다”며 “법무부는 지금이라도 무도한 행정을 멈추라”고 말했다. 리카도 입장문을 통해 “이제라도 한국 정부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공항에서의 14개월에 대해 보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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