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4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오른쪽)이 주간보고를 하고 있다. 안효빈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174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참석해 고별사를 전했다. 이 이사장은 오는 30일 6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 이사장은 이날 수요시위 현장에서 고별사를 겸한 주간보고를 하며 임기 중 불거진 이른바 ‘정의연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이 시장은 2020년 4월 국회의원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 사퇴한 윤미향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선출됐다. 이후 윤 전 이사장이 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윤 전 이사장은 검찰 수사를 받아 기소됐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윤 전 이사장은 2023년 2월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이 사태는 극우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운동 진영을 전면적으로 공격하는 계기가 됐다.
이 이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제가 마주한 사실은 참으로 참혹했다”며 “검찰의 무자비한 압수수색과 먼지털이식 수사, 언론의 악의적 가짜뉴스, 그리고 한국사회 전반의 마녀사냥 집중포화를 한꺼번에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한 시민단체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의 정당성을 흔들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며, 시민사회의 신뢰·연대를 무너뜨리려는 전면적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47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민규 기자
이 이사장은 “위기 속에서 정의연은 단순한 시민단체가 아니라 피해생존자들의 용기와 국내외 시민사회의 연대가 축적된 그 역사 자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오히려 거센 공격의 파고 속에서 운동의 의미를 다듬고 조직을 재정비해 국내외 연대를 확장해 새로운 성과를 일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그 과정에서)함께 버텨주시고, 싸워주시고, 지켜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발언을 마쳤다.
이날 수요시위는 지난 1일에 이어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 설치됐던 경찰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상태로 진행됐다. 경찰은 극우 성향 단체의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2020년부터 소녀상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왔다. 최근 김병헌 위안부법폐지운동 대표가 구속되자 정의연은 소녀상 인근 바리케이드 철거를 추진했고, 경찰은 매주 수요시위 때 소녀상 인근을 일시 개방하기로 했다.
이날 수요시위 주관단체였던 ‘시민모임 독립’은 소녀상을 보라색 종이꽃과 양초 등으로 꾸미고 집회를 열었다. 단체 관계자는 “(보라색 꽃에)시련과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품위를 잃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174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주관단체인 ‘시민모인 독립’이 8일 개방된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을 종이꽃 등으로 장식해뒀다. 김태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