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전면 보완 촉구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에 일회용 컵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주사기 등 플라스틱 의료용품 품절 우려가 커지자, 환경단체들은 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플라스틱 감축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8일 공동 주최한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토론회에서 한정희 그린피스 캠페인 전문위원은 “플라스틱 오염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자원 안보 문제”라며 “원료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일회용 중심의 선형 경제 구조가 지속되는 한 외부 공급망 충격의 부담은 국민과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사기 만들 플라스틱도 부족한데 일회용품에 플라스틱을 쓰기는 너무 아깝다”고 말했따.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제시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플라스틱 감축 정부 초안을 공개하고 대국민 토론회를 연 뒤,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최종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감축 목표 설정 방식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배출전망치(BAU)가 아닌 기준연도의 배출량을 기준으로 감축 목표를 과감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종합대책에서 2030년까지 생활계 및 사업장이 배출하는 신재 기반 폐플라스틱을 BAU 대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단체들은 배출 증가를 전제로 한 BAU 기준 감축은 사실상 총량 증가를 용인하는 계획이라고 비판해왔다.
오는 8월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되는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에 대응하기 위한 규제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유럽은 폐기물 처리뿐 아니라 설계·유통·소비 등 모든 과정에서 자원 사용을 줄이도록 규제를 설계하고 있다”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한국 상품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K푸드, K뷰티 등 한국 제품의 위상이 높은 영역에서도 포장재 기준 때문에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규제와 재사용 활성화 정책을 연계하는 재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일회용품 관련 업계에 세금을 부과해 재정을 조성하고, 이를 다회용기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로 환원하자는 구상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탄소중립포인트는 매년 예산 확보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라며 “안정적인 재원 조달 체계를 만들어야 사업자들도 망설이지 않고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컵따로 계산제(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시 음료값에 포함된 일회용컵 비용을 영수증에 별도로 표기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개선 방향이 제시됐다. 홍 소장은 “정책 명칭을 ‘텀블러 의무 할인제’로 명확히 하고 텀블러 사용자에게 일회용컵 비용 이상의 실질적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사업자 선의에 기대는 현재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회용품 정책이 일관성을 잃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정부 불신도 커지고 있다”며 “법률은 통한 명확한 규제 신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미 기후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오늘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종합대책을 잘 보완하겠다”며 “시민사회와 산업계, 국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거버넌스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정희 그린피스 캠페인 전문위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프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토론회에서 정부의 탈플라스틱 종합대책과 관련해 제언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