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월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오는 9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한다. 북·중 간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를 사전 조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북한 외무성의 초청에 따라 왕 부장이 9~10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 부장의 방북 일정을 확인했다. 왕 부장의 방북은 2019년 9월 이후 약 6년 7개월 만이다.
왕 부장은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이후로 처음이다.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교류·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 9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이후 관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국제 여객열차와 민간 항공기 모두 최근 6년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날 “이번 방문은 중·조(중·북) 양국이 양당·양국 최고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이행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을 추동하는 중요한 조치”라며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긴밀히 교류·협력하며, 중·조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가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한반도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다뤄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 입장을 사전에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이번 왕 부장의 방북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한 영향력을 보여줌으로써 대미국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왕 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다. 북·중 정상 만남과 관련한 얘기가 오갈 수도 있다.
왕 부장의 방북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연기된 정기적 외교 행보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이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이후 방북 일정을 추진하다 중동 사태로 연기했고, 미국·이란의 2주 휴전 협상이 타결되자 확정했다는 얘기다.
왕 부장이 방북 이후 한국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왕 부장과) 올해 1분기에 장관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