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11년 등 1심 구형량과 동일
김 “사려깊지 못한 행동 반성”···진술은 거부
재판 받는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금품 수수 등 혐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8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과 통일교 금품 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3230만원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는 1심 구형량과 동일하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통일교로부터 가방 1개와 목걸이를 받은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특검은 “증권시장을 조직적으로 훼손하고 그로 인한 이익을 사적으로 취한 전형적 시세조종 범죄”라며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 투자라고 용인된다면 정직하게 투자하는 일반 국민은 보호받지 못하고, 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1심에서 통일교로부터 현안을 청탁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 중 일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것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뒤 청탁을 받았고, 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본인의 1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받은 점을 이 사건 항소심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는 여론 형성에 기여한 사실이 충분히 확인된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로 인한 이익이 피고인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귀속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1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해달라고 했다. 특검은 김 여사의 범행으로 사회에 미친 충격이 큰 점, 국민 신뢰가 훼손된 점, 취득한 수익과 금품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이날 평소와 같이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머리를 한 가닥으로 뒤로 묶은 채 변호사와 교정 공무원 등의 부축을 받아 입정했다. 특검 구형 뒤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그는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 기회를 준다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낮은 자세로 봉사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김 여사는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선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며 특검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특검 측이 ‘거래량 폭증을 예상했나’라고 묻자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답하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특검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주가조작과 관련해선 “피고인은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주 1인에 불과하다”고 했고,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피고인이 직접 관여했단 증거가 없다”고 했다.
1심이 유일하게 유죄로 판단한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도 수수 당시 청탁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했다.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적 없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선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