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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경기 남부에서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15년째 일하는 길은영씨는 8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우씨는 "유류비가 올라도 자차 운행이 불가피한데, 2부제가 시행되니 결국 택시 등 대체수단을 써야 한다"며 "교통비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에 여러 학교를 오가는 날은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했다.

학교 등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이날 학교에서는 당장 방과후 강사들이 혼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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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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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두 개에 식자재까지 들고 택시 잡기···방과후 강사들, ‘차량 2부제’에 울상

입력 2026.04.08 16:37

수정 2026.04.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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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학교 오가며 수업, 자가용 필수적

대부분 학교에는 짐 놓아둘 공간 없어

‘교직원’ 범주 포함 여부는 학교장 판단

1년·학기 단위 계약···지침 거부 어려워

방과후 강사들의 트렁크에 각종 교구가 실려있다. 박지영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전국분과장 제공

방과후 강사들의 트렁크에 각종 교구가 실려있다. 박지영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전국분과장 제공

경기 남부에서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15년째 일하는 길은영씨(41)는 8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올해 1학기에는 4개 학교에서 5개 수업을 진행하는데 화요일과 목요일은 두 학교를 오가야 한다. 또 금요일에 수업을 하는 학교는 대중교통으로는 가기가 쉽지 않은 곳에 있다. 길씨는 “자가용 기반의 ‘기동성’ 자체가 생계 유지의 핵심”이라며 “한 학교에 상주할 수 없어 여러 학교를 이동해야 하는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아 자가용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15년째 방과후 강사로 일하는 우정숙씨(45)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당장 일을 해야 하는데 선택지는 택시 뿐이다. 우씨는 “유류비가 올라도 자차 운행이 불가피한데, 2부제가 시행되니 결국 택시 등 대체수단을 써야 한다”며 “교통비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에 여러 학교를 오가는 날은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했다.

학교 등 공공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이날 학교에서는 당장 방과후 강사들이 혼란에 빠졌다. 여러 학교를 오가며 수업을 하기에 자가용이 필수적인데 일반 교직원과 동일하게 2부제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방과후 강사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으면서도 공무원 수준의 책임은 그대로 요구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 입구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효진 기자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 입구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정효진 기자

방과후 강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구와 교재를 수업마다 들고 다녀야 한다. 우씨는 “요리 수업을 할 때면 오븐 두 개에 식자재까지 들고 다니는데, 그런 날은 캠핑용 수레에 산처럼 짐을 쌓아도 몇 번을 왔다갔다 해야 한다”며 “수업의 질을 낮추면 다음 학기 계약이 어려워지니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주산을 가르치는 김진희씨(42)도 “70권이 넘는 교재를 수업 때마다 걷어가 채점하고 돌려줘야 한다”며 “생명과학 강사는 거북이와 물고기를, 주산 강사는 수십 권의 교재를, 도예 강사는 각종 기구를 매번 들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학교에는 방과후 강사를 위한 공간이 없다. 박지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분과장은 “공간이 부족하다거나 교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짐을 두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역과 학교마다 차량 2부제 적용 기준이 달라 더 큰 혼란을 빚기도 한다. 교육청이 방과후 강사를 ‘교직원’ 범주에 넣을지 학교장이 판단하라고 맡겼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등 일부 교육청은 지난 7일 공문을 통해 방과후 강사를 2부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경기와 대구 등 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지침이 없어 학교별로 적용 기준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강사들에게 “택시를 타고 오라”, “짐을 캐리어에 싣고 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방과후 강사들은 저렴한 유료 주차장이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떨어진 골목 담벼락, 다세대주택 주차장 등 ‘주차 가능 장소’ 정보를 공유하며 어려움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난 7일 오전 발송한 방과후 강사들의 차량 2부제 제외를 안내하는 공문.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지난 7일 오전 발송한 방과후 강사들의 차량 2부제 제외를 안내하는 공문.

학교 지침을 거부하기도 어렵다. 방과후 강사들은 대부분 1년 또는 학기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 방과후 강사 A씨는 “학교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씨는 “한 학교에서 10년 넘게 일해도 매년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1년살이 외지인’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우씨는 “과거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차량 5부제가 시행됐을 때도 주차 공간이 없어 매주 4만원씩 딱지를 뗐다”며 “방과후 강사들이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길씨는 “자가용을 이용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직군에 대해서는 정책 적용 시 현실적인 예외나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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