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를 이용한 치료로 시간이 지나며 환자의 병변이 작아지는 모습이 뇌영상 이미지를 통해 확인됐다. 길병원 제공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BNCT)’의 임상 1상 연구를 진행해 치료 안전성을 확인한 성과가 발표됐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박광우·신동원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현주 교수, 서울성모병원 박재성·송진호 교수, 국립암센터 유헌·이성욱 교수, 다원메닥스 김우형·이준규 전문의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가 미국 방사선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방사선 종양학 최신 연구(Advances in Radiation Oncology)’에 게재됐다고 8일 밝혔다.
BNCT는 그동안 치료법이 없었고 평균 생존기간이 6개월 정도로 짧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를 위해 종양 세포에만 축적되는 붕소 약물을 투여한 뒤 중성자를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암세포 내부의 고에너지 방사선 반응으로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종양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 치료법이 정밀성과 선택성을 동시에 갖춘 장점이 있어 다원메닥스와 함께 개발해 임상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 기존 치료 이후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단계적 용량 증량 방식의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면서 치료 관련 용량 제한 독성(DLT)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치료는 붕소 약물 500㎎/㎏을 3시간 정맥 투여 후 단 1회 중성자 조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정상 뇌 최대 선량을 9Gy-Eq과 11Gy-Eq의 두 단계로 나눠 용량을 평가했으며 90일 동안 용량 제한 독성과 4등급 이상 중증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한 종합 평가 끝에 11 Gy-Eq를 임상 2상 권장 선량으로 확정했다. 이는 단순히 최대 허용 용량을 추구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전성과 방사선 괴사 위험까지 고려해 보수적으로 결정한 기준이다. 일부 환자에서 치료 수개월 후 관찰된 방사선 괴사 의심 영상 소견은 실제 종양 진행이 아니라 위양성 진행일 가능성이 높았으며, 항혈관신생제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됐다.
이기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의료진이 주도한 BNCT 임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BNCT 치료 기술의 임상적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발성 교모세포종은 치료 대안이 거의 없는 질환으로,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영역이지만 이번 임상 1상 연구로 BNCT가 재발성 뇌종양 환자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 임상 2상 환자 모집이 완료됐고, 추가 임상 연구로 BNCT의 치료 효과와 장기 생존 혜택을 명확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