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체 게바라 서점, 혁명기념관, 체 기념품 가게 등 체로 벌어먹고 살아들 간다. 왈패 미국의 봉쇄로 뱃가죽이 뒤로 달라붙어도 끝내 체가 먹여 살릴 것이다. 두고 보라지. 항복이란 사전에 없다, 그 동네는. 서점엘 가봤는데 역사 관련 책이 주로 있고, 답사할 장소를 소개한 여행 지도, 인물들의 일대기 평전과 사진집이 여러 권. 여기서 그림엽서, 사진엽서를 골라 고국땅에 편지를 쓰고 우체국에 들르면 딱인데, 단체여행 땐 엄두도 못 낼 일. 여행은 혼자 다녀야 제맛이고, 길을 잃으면 배나 흥미진진해진다.
한번은 체코 프라하엘 갔는데, 카프카 박물관과 서점이 있어 반가웠어. 수시로 들이부은 필스너 맥주에 불콰해져서 어디를 어떻게 여행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만, 카프카 얼굴이 도배가 된 박물관만큼은 기억이 뚜렷해. 광주에도 카프카 서점이라고 있었다. 김남주 시인이 서점 주인. 사회과학 책을 주로 놓고 팔았는데, ‘물봉’이란 별명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던 시인은 책은 도무지 못 팔고, 일본어와 영어 원서를 읽는 공부반이 성황. 감옥에 갇힌 시인이 번역한 시들을 지금껏 아껴가며 읽곤 해.
내가 그 시대 도시에 같이 살았더라면 카프카 박물관에서 사온 기념품도 한쪽에 놓아 꾸미고, 또 멀리 쿠바를 비롯, 남미에서 가져온 노래도 나누고 그랬을 텐데. 요새 작은 책방이 유행이란다. 노벨 문학상 한강 선생도 작은 책방 주인장을 했다. 작가라면 한 번쯤 서점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스멀거린다고 해. 누가 체 게바라나 카프카 등 재미나게 산 분들 이름을 딴 서점을 내면 후다닥 찾아가서 책 열 권쯤 사줄 용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