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지불엔 “현재론 검토 안 해”
정부가 8일 미국·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 파악에 나섰다. 정부는 조속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이 통항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한 것을 두고 “통항 재개를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며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사와의 협의 및 관련국과의 소통을 가속화해나갈 예정”이라며 “통항에 필요한 선박 리스트 등 제반 상황에 대해서도 선사와 긴밀히 협의하며 신속히 재점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조건과 방식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입장은 다소 온도 차이를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을 언급했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군과의 조율 및 기술적 여건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선박 2000척 이상 정박 2주 내 다 못 나올 수도
통행료 지불 여부, 항로, 통항 방식 등도 불분명한 상태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 측 등을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국과의 소통을 통해 면밀히 파악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행료 지불 의사를 묻는 말에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선박의 통항 순서를 놓고도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지난 2월28일 전쟁 발발 이후 2000여척이 정박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주 안에 모든 선박이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 배가 묶여 있는 26개 국내 선사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통항 재개를 대비했다. 항행이 시작되면 각 선박의 통항 계획은 선사가 자체적으로 수립하되, 해수부는 실시간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각 선박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확인하는 대로 우리 선사들과 소통해 잘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26척 중 5척이 한국행 선박이라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