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 합의까지 막전막
파키스탄 총리의 ‘2주 휴전안’에
트럼프, 측근들 반대도 무릅쓰고
네타냐후에겐 ‘휴전 이행’ 받아내
합의 선언 15분 뒤 미군 철수 명령
이란 모즈타바도 최종 승인 내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배경에는 파키스탄 등 중재국의 노력과 중국의 개입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이란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파키스탄의 치열한 외교적 노력과 주요 동맹국인 중국의 막판 개입 끝에 이란이 2주간의 휴전 제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 시한 12시간 전인 이날 오전 8시쯤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후 미·이란 간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이후 이란 측이 중재국을 통한 간접 협상까지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미·이란 등 당사국과 이집트·튀르키예 등 중재국에 쉴 새 없이 전화를 걸며 물밑 접촉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헝가리를 방문 중인 J D 밴스 미 부통령이 파키스탄과 계속 소통을 이어갔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미·이란은 이날 정오쯤부터 휴전에 합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오후 3시쯤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시한을 2주간 연장해줄 것을, 이란에는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줄 것을 요청했다.
샤리프 총리의 제안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파 측근들에게 이를 거부하라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이들은 결정을 내리기 1~2시간 전까지도 그가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 믿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핵심 동맹국인 중국은 미국과 협상하라고 이란을 설득하면서 휴전 합의의 숨은 조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FP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 그렇다”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휴전에 개입했냐는 질문을 받고 “왕이 외교부장은 관련 국가 외교장관들과 총 26차례 통화했고 중국 정부의 중동특사가 중동과 걸프 지역을 오가며 방문했다”고 답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합의 발표 직전에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각 통화했다. 무니르 참모총장은 이란 군부와 연줄이 있으며 미·이란 사이 중재자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지킬 것을 약속받았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에선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휴전 합의를 최종 승인했다. 한 소식통은 액시오스에 “전날과 오늘 내려진 모든 주요한 결정은 모즈타바를 거쳐야 했다”며 “그의 승인이 없었다면 합의는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2분쯤 휴전 합의를 알리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고 게시 15분 만에 미군은 철수 명령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극단적인 위협을 쏟아낸 지 10시간 만에 양국이 합의에 다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