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긍정 해석 두고
“바보들의 희망 섞인 해몽”
대화 재개 가능성 사전 봉쇄
‘무력시위’ 대남 적대책 강조
청 “평화 공존 노력 이어갈 것”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침투 사건 유감 표명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긍정 평가했다는 남한의 해석에 대해 “멍청한 바보들의 희망 섞인 해몽”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7~8일 이틀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세 차례 발사했다. 대화의 물꼬를 열어보려는 남측의 시도를 사전 봉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8일 “비난과 모욕적 언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을 향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금철 외무성 제1부상(차관 격) 겸 10국 국장은 지난 7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난 6일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발표한 담화에 대해 “한국 측이 ‘정상들 사이의 신속한 호상(상호) 의사 재확인’으로 받아들이며 개꿈 같은 소리를 한다면 이 역시 세인을 놀래우는 멍청한 바보들의 희망 섞인 해몽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제1부상은 자신이 해석한 김 부장 담화의 속뜻은 “뻔뻔스러운 것들 무리 속에 그래도 괜찮게 솔직한 인간도 있었는데? 안전하게 살려면 재발을 막아라”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앞서 김 부장은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김 위원장이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장 제1부상은 지난달 30일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에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김 부장이 “한국을 동네 개들이 지어대니 무작정 따라 짖는 비루먹은 개들이라 평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정부의 해석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북한인권결의 참여라는 한국의 이중적 태도를 강조함으로써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담화를 통해 노동당 산하 10국(옛 통일전선부)이 내각 산하의 외무성에 편입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남한과의 관계를 외국과의 관계로 둔 것”이라며 “우리로 치면 통일부가 외교부 밑으로 들어간 격”이라고 말했다.
장 제1부상이 김 부장과 소통한 것으로 보아 그는 최선희 외무상뿐 아니라 김 부장의 지시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8일 오전과 오후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50분쯤 북한 강원도 원산시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여러 발을, 오후 2시20분쯤 같은 곳에서 발사한 1발을 포착했다. 오전에 발사된 미사일은 약 240㎞를 날아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부근에 떨어졌고, 오후에 발사된 미사일은 약 700㎞를 날아 알섬 너머 공해에 떨어졌다. 합참은 여러 차례 발사한 적이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일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전날에도 평양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으나, 발사 초기 이상 징후를 보이며 관측에서 사라졌다. 합참은 해당 발사체는 SRBM으로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남 적대 정책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무력시위로 보여주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라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