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중과 무관하다 밝힌 셈
당·청 소통 문제 다시 수면 위로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마케팅 자제령’이 청와대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감찰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통령 취임 전 영상과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시도당에 발송해 당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공문이 청와대 요청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이 감찰 지시를 통해 자신의 의중과 무관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잠잠하던 당·청 간 소통의 이상기류가 다시 감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전날 보도된 기사를 지목하며 해당 보도에 인용된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찾아내 경위를 파악하고 정정 보도를 요청할 것을 지시했다.
해당 기사에는 민주당이 청와대 요청에 따라 이 대통령의 취임 전 사진이나 영상을 지방선거 경선 과정이나 홍보물 등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기사는 이 대통령의 감찰 지시 소식이 알려진 뒤 삭제됐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지방선거 경선 출마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 대통령 취임 전 촬영된 영상과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알렸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논란과 당무 개입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설명을 내놨지만 당내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과한 조치라는 반발이 나왔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선거에선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만큼 이 대통령 취임 이전에 찍은 사진까지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당 지도부는 이후 “과거 사진·영상을 현재 시점인 것처럼 이용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지침을 다시 보냈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취임 전 사진 등 활용 금지 지침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님에도 마치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왜곡 전달됐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가 있었다”며 “대통령의 뜻을 왜곡해 언론에 흘리는 행위는 결코 단순한 일탈로 볼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엄중히 문책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취임 전 사진·영상을 홍보에 활용하지 말라고 공지한 것과 관련해 “지금 당에서 하는 문제라 제가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청와대의 요청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