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교 이동, 자차 이용 불가피
대부분 짐 놔둘 공간 없어 ‘난감’
택시 등 대체수단 이용…부담 커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로 15년째 일하는 길은영씨(41)는 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며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4개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데 화·목요일은 두 학교를 오가야 한다. 금요일 수업을 하는 학교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은 곳에 있다. 길씨는 “자가용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대구에서 15년째 방과후 강사로 일하는 우정숙씨(45)도 마찬가지다. 우씨는 “유류비가 올라도 자차 운행이 불가피한데, 2부제가 시행되니 결국 택시 등 대체수단을 써야 한다”며 “교통비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에 여러 학교를 오가는 날은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했다.
방과후 강사들 사이엔 “학교에서 가장 취약한 지위에 있으면서도 공무원 수준의 책임은 그대로 요구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들은 수업에 필요한 교구와 교재를 수업마다 들고 다녀야 한다. 우씨는 “요리 수업을 할 때면 오븐 두 대에 식자재까지 들고 다니는데, 그런 날은 캠핑용 수레에 산처럼 짐을 쌓아도 몇 번을 왔다갔다 해야 한다”며 “수업의 질을 낮추면 다음 학기 계약이 어려워지니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주산을 가르치는 김진희씨(42)도 “70권 넘는 교재를 수업 때마다 걷어가 채점하고 돌려줘야 한다”며 “생명과학 강사는 거북이와 물고기를, 도예 강사는 각종 기구를 매번 들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지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분과장은 “공간이 부족하다거나 교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교에 짐을 두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역과 학교마다 차량 2부제 적용 기준이 달라 혼란을 빚기도 한다. 서울과 부산 등 교육청은 지난 7일 방과후 강사를 2부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경기와 대구 등 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명확한 지침이 없어 학교별로 적용 기준이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일부 학교는 강사들에게 “택시를 타고 오라” “짐을 캐리어에 싣고 오라”고 요구했다. 강사들은 저렴한 유료 주차장이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떨어진 골목 담벼락 등 ‘주차 가능 장소’ 정보를 공유하며 어려움을 자체 해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