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1996년 10월부터 지하철 2호선 4개 역사와 지하상가 등 전파 음영지역에 순차적으로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객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한국이 1996년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상용화의 주역 중 하나인 SK텔레콤은 ‘통신 고속도로’를 넘어 ‘인공지능(AI)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8일 CDMA 상용화 30주년을 맞아 설명회를 열고 통신 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조명했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쓰면서도 서로 간섭 없이 통화할 수 있게 하는 2세대 이동통신(2G)의 핵심 기술이다. 1990년대 들어 아날로그 기반 이동통신(1G)이 가입자 급증에 따른 통화 품질 저하, 용량 부족 등 한계를 드러내면서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됐다.
한국은 1996년 1월3일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남인천영업소에서 CDMA 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의 ‘세계 1호’ 고객을 맞았다. 같은 해 4월12일 인천·부천을 넘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며 이동통신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998년 1000만명을 넘어선 뒤 1999년에는 유선전화를 추월했다.
1996년 4월1일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CDMA 이동전화 개시식에서 시험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는 민관협력의 결실이다. 1992년 정부는 글로벌 시장 주류였던 시분할다중접속(TDMA) 대신 더 많은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고, 기술 자립 가능성을 가진 CDMA를 국내 이동통신 단일 표준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한국이동통신과 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민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1994년 SK그룹이 인수하며 민영화된 한국이동통신은 네트워크 구축 등 기술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역할을 했다.
한국의 CDMA 상용화는 2024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인류사에 기여한 기술적 성취를 기념하기 위해 선정하는 ‘마일스톤’에 등재됐다.
SK텔레콤은 한국이 30년 전 전국을 잇는 ‘통신 고속도로’를 구축했듯, 이제 데이터·AI·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AI 고속도로’ 구축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회사 역시 다음 30년을 이끌 경쟁력을 AI에서 찾고 있다.
이종훈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