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2024년 서울 강남구 티몬 사무실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있다. 권도현 기자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여행상품을 할부 결제하고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에게 카드사가 결제대금을 환급하라는 조정안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A씨 등이 카드사를 상대로 행사한 청약철회권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9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4년 2월17일 티몬에 입점한 여행사를 통해 약 494만원의 호주 시드니 여행상품을 3개월 할부로 구매했다. 출국일은 같은 해 7월29일이었으며 A씨는 3개월에 걸쳐 구매대금을 완납했다.
판매사는 그러나 출국 일주일 전쯤인 7월23일 A씨에게 “티몬으로부터 결제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여행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씨는 티몬을 통해 결제를 취소하고 카드사에 청약(할부)철회권을 행사했다.
소비자는 할부거래법에 따라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또는 실제 재화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여행 서비스인 ‘재화’가 공급되지 않았는데도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분조위는 “A씨가 청약철회에 이르게 된 특수한 사정과 대금 미정산 위험을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형평 관점에서 부당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화가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가능하다”며 카드사가 결제 대금을 전액 환급하라고 결정했다.
분조위는 또 지난 2024년 5월13일 티몬에 입점한 판매사를 통해 제주항공 항공권을 할부로 구매했다가 항공권 사용 불가 통보를 받았던 B씨의 청약철회권 행사도 적법하다 판단해 카드사의 전액 환급을 결정했다.
이번 조정은 신청인과 카드사가 20일 이내 수용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양측이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할 수 있고 필요하면 금감원이 신청인의 소송을 지원한다.
금감원은 다른 여행·항공·숙박상품 분쟁도 소비자와 카드사 간 사적 화해를 신속히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금감원과 카드사에 접수된 여행·항공·숙박상품 할부 결제 분쟁 민원은 총 1만1696건, 132억2000만원 규모다.
금감원은 “기타 여행·항공·숙박상품 등도 금융소비자와 카드사 간 사적화해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