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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달 10일 경기 이천시의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이주노동자 뚜안씨가 컨테이너 끼임사고로 사망했다.

뚜안처럼 이주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는 이미 여러번 발생했다.

지난해만 해도 화성의 플라스틱 제조공장, 창원의 금속 제조업체에서 이주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 끼임 사고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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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소금꽃나무 활동가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은 구조적 살인”

입력 2026.04.09 15:23

수정 2026.04.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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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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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이주노동자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사무실에서 이용덕 활동가와 장혜진 노무사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지난 7일 이주노동자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사무실에서 이용덕 활동가와 장혜진 노무사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희기자

“뚜안씨 사고는 법과 제도가 만든 구조적 살인입니다.”

지난달 10일 경기 이천시의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이주노동자 뚜안(23)씨가 컨베이어 벨트 끼임사고로 사망했다. 사고발생 한 달을 앞둔 지난 7일 경기 오산시의 사무실에서 만난 이용덕 소금꽃나무 활동가는 “과연 이주노동자들의 반복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사용자의 안전의식 부재에서만 비롯됐다고 말할 수 있나”며 말했다.

이 활동가는 같은 단체의 장혜진 노무사와 함께 사고 첫날부터 현재까지 뚜안의 유족을 대리해 활동하고 있다.

경기이주평등연대 집계를 보면 올 1~3월 중 이주노동자 13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작업환경이 위험하고 열악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변을 당했다. 끼임, 질식, 매몰 등 다양한 유형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활동가는 “한국에 들어와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정부의 고용허가를 받은 사업장에서 일한다”며 “문제는 정부가 허가는 내주지만, 그 사업장의 안전관리 실태는 전혀 살펴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이‘ 위험한 것을 위험하다’라고 말할 수 없는 구조적 환경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이 활동가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놓이게 만든다”며 “비자의 연장부터 사업장의 이동까지 모든 것이 전적으로 사용자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이주노동자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순간 그는 사용자에게 말 그대로 찍히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더는 한국에서 일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7일 오전 경기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뚜안(23)의 빈소. 김태희기자

지난달 17일 오전 경기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뚜안(23)의 빈소. 김태희기자

이 활동가는 소금꽃나무가 그동안 지원했던 이주노동자들의 사례를 들었다. 안산의 한 제조업체에 일하는 네팔 국적 이주노동자 A씨는 지속되는 사업주의 괴롭힘에 사업장 변경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업주는 대신 A씨의 얼굴에 뜨거운 커피를 부은 뒤 “마음에 안 들면 불법체류나 하라”며 소리쳤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사업장에서는 이런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뚜안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야간 노동이 너무 힘들다고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사용자에게 어떤 요구도 하기 힘들었다”며 “야간 노동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결국 야간 노동 중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장 노무사는 사고 발생 이후 고용노동부의 대처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뚜안씨 사고의 경우 특별 근로 감독도, 압수수색도 없었다”며 “노동부가 이 사업장에서 벌어진 문제에 대해 정말로 무게감을 가지고 조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활동가는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 사망은 직보하라고 말했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다”며 “그 이후 수많은 이주노동자가 죽었는데, 아직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인 레토릭과 호언장담만으로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미흡한 대처는 결국 또다른 사고로 이어진다. 뚜안처럼 이주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는 이미 여러번 발생했다. 지난해만 해도 화성의 플라스틱 제조공장(8월 3일), 창원의 금속 제조업체(6월 26일)에서 이주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 끼임 사고로 숨졌다.

장 노무사는 “사망사고 이후 최소한 컨베이어 벨트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하고 제재했더라면 비슷한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정부가 인력 부족을 핑계로 이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정말로 산업재해를,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으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의 경우 고용허가제를 폐지해 이들의 실질적인 노동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아직까지 이주노동자를 정주민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 그런 잘못된 문화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뚜안의 동생 뚜는 이날 한국에 입국했다. 사고 발생 이후 그의 가족이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뚜의 첫 일정은 10일 오전 뚜안이 숨진 이천 자갈가공 업체를 방문하는 일이다. 사망 현장을 찾아 형이 어떻게 살았는지 살피고, 죽음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뚜는 뚜안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에 머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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