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한수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 “경기 화성의 제조업 사업장에서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의 에어건 고압 공기 분사로 중상을 입은 사건은 산업현장에서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존엄이 심각하게 침해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화성 소재 도금업체의 대표 A씨는 지난 2월 태국 국적의 이주노동자 B씨의 몸에 에어건을 밀착한 상태에서 고압공기를 분사해 직장과 복부, 항문 등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현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 금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B씨는 고용허가제에 따른 취업비자(E-9)를 발급받고 국내에 입국해 일해오다가 체류자격이 만료됐다. 이후 그는 미등록 상태에서 인력사무소를 통해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에 파견됐다가 피해를 입었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중상을 입은 이후에도 충분한 치료가 보장되지 않았고, 귀국을 종용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미등록 이주민의 체류 불안정이 치료, 권리구제, 체류 안정 전반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경찰·고용노동부가 각각 수사·조사에 착수하고, 법무부가 피해자 체류 안정과 보호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런 조치가 일회성의 대응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실질적 회복과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앞서 2025년 발표한 ‘미등록 임금체불 피해 이주노동자’ 관련 성명도 이날 다시 언급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은 한 사업장의 일탈로 볼 것이 아니라, 취약한 지위를 이용한 사업장 내 인권침해가 반복돼 온 현실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향후 이주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인권교육을 통해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종합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