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의 한 빵집. 백민정 기자
성장성·잠재력 같은 미래 사업가치를 고려해 소상공인의 신용등급을 산출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평가 모델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도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소상공인들은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신용정보원·나이스평가정보 등 신용평가기관과 각종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이 모인 가운데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회의를 열고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개인사업자들은 경기 변동에 따라 매출이 불규칙해 정확한 신용정보를 산출하기 어렵다. 그 탓에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는 여전히 담보·보증대출로 이뤄지고 있다. ‘30년 동안 성실하게 장사를 하며 빚을 갚아도 은행 대출이 안 나와서 사채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소상공인의 성장성 등 비정형 정보를 폭넓게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금융위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은 매출, 업종, 상권 등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모델이다.
소상공인의 기존 신용등급(CB)과 미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는 성장등급(S)을 결합해 최종 등급을 도출하는 게 핵심이다. 성장등급이 상위 S1·S2 등급에 해당할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기존 신용등급 대비 대출한도 확대,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성장등급 평가는 ‘계량모형’과 ‘비계량모형’을 결합해 이뤄진다. 계량모형은 매출·상권·업력·근로자 숫자 등 정량적인 변수를 활용한다. 비계량 모형은 사업자의 역량, 상권 특성, 업종 트렌드, 영업 전략 등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속성들을 활용해 가점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산출된 성장등급이 높은 사업자는 기존 신용등급보다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SCB는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은행 등 시범운영 참여기관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대출심사에 적용된다. 금융위는 2028년에는 전 금융권이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를 도입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소상공인 신규대출 승인, 추가 한도 및 금리우대 등으로 매년 약 70만명에 대해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 신규대출이 공급되고 약 845억원의 금리인하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재무적 여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적절한 평가를 통해 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