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를 받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해에서 한국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숨진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항소심 변론이 다음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9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다음달 19일 공판을 한 차례 더 연 뒤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원심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해경 관계자 중에서 3명 정도 증인 신문을 요청하려고 한다. 다만 최근 공판 검사가 바뀌면서 증인이 확정되지 않아 시간을 조금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 측에서 신청할 증인을 특정해 입증 취지와 함께 신청서를 내면 변호인 측에서 이를 살펴보고 의견서를 내달라. 양 측 입장을 보고 재판부에서 증인 신문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법정 방청석에는 피살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도 왔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피해자 측 의견은 언제든 제출할 수 있다. 직접 발언하고 싶다면 마지막 기일에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앞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대응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정권이 바뀐 후인 2020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고 이어 검찰이 사건 당시 안보라인이 월북을 조작하려고 했다며 2022년 12월 기소했다. 해경에 보고서와 발표 자료 등을 허위로 작성하고 배포하도록 했다는 혐의였다.
지난해 12월 기소 3년 만에 1심 재판부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 역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이날 이래진씨는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재판부는 잘못된 권력에 엎드리지 말고 피해자와 유족의 피눈물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실규명을 통해 국가에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