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란 제시안 쓰레기통에”
갈리바프 “미, 이미 3개 조항 어겨”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시간) 종전을 위한 첫 대면 회담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양측은 휴전 조건에 대해 서로 다른 말을 하며 회담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J 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협상단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상단을 이끌게 된 밴스 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많은 부분에서 (이란과) 의견 일치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전 합의 다음날부터 미·이란은 이란이 미국에 보냈다는 10개항 협상안에 대해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10개항에 대해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토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빗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애초 제시했던 10개항은 수용 불가능해 말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면서 “그들은 최후통첩 시한이 임박하자 더 합리적이고 완전히 다르며 간결한 안을 제시했고 우리는 새 수정안이 실행 가능한 협상의 기반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세 가지 버전의 제안서를 미국에 전달했다고도 했다.
반면 이란 측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은 10개항 중 3개를 위반했다”면서 레바논 공격 지속, 이란 영공 무인기(드론) 진입,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인을 지목했다. 앞서 이란은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 허용, 우라늄 농축 권리 수용, 레바논 전투 중단 등 10개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밴스 부통령은 “휴전안에 레바논 공격 중단이 포함됐다는 것은 이란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갈리바프 의장이 영어를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에 대해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종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슬라마바드 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의 스티븐 A 쿡 중동·아프리카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여전히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없던 호르무즈 지렛대까지 확보했다”면서 “이러한 현실이 협상을 통해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