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의 캡처 화면
코미디언 이수지 유튜브 콘텐츠
학부모 등쌀·고된 일과 다뤄 화제
교사들 “현실 고증” 하소연 분출
학부모도 “그들의 무급노동 알아”
낮은 처우·열악한 노동 다시 조명
코미디언 이수지씨가 유치원 교사의 고충을 패러디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20대 유치원 교사가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일하다 숨진 사건과 맞물려 유치원 교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학부모들로부터도 나온다.
이씨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영상 <유치원 교사 이민지씨의 끝나지 않는 24시간>은 게시 이틀 만인 9일 오후 3시 기준 조회수 214만회를 넘겼다. 이씨는 햇님유치원 윤슬반 담임 이민지 교사를 연기했는데, 새벽 4시부터 밤 10시까지 새벽돌봄과 야간돌봄을 모두 도맡는다.
이 교사는 등원 지도 때 ‘아이 피부가 예민하니 대변보고 뒤처리할 때 얇은 싸구려 말고 유칼립투스 티슈로 바꿔달라’거나 ‘우리 아이가 INFJ니까 E인 친구들과 반을 분리해달라’ 등의 요구를 받는다. 사생활 침해성 발언을 듣기도 한다. 이 교사의 귀에서 피가 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이 교사가 다크서클 짙은 얼굴로 키즈노트 등 학부모에게 보여줄 디지털 알림장을 준비하고 화장실 청소 등을 하며 퇴근하지 못하는 모습에 “현실 고증”을 제대로 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유치원 교사 가족이라는 한 이용자는 “언젠가부터 사진 찍는 일이 유치원 교사의 주요 업무가 됐다”며 “찍어서 편집하고 올리고 멘트를 써야 하는데 감히 평일 유치원에선 할 수 없고 주말에 집에서 하는 일이다. 딸이 유치원 교사 시작하고 주말 이틀을 편하게 쉰 적이 없다”고 했다.
영상 속 에피소드는 오히려 순화된 수준이라는 후기도 있었다. 최근 사직서를 냈다는 한 교사는 “주말까지도 몸을 갈아서 해야 하는 업무량과, 소변볼 시간도 없어 물도 안 마시고, 휴게시간은 꿈도 못 꿨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도 공감을 나타냈다.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한 학부모는 “토요일마다 키즈노트 알림장이 오는데 선생님의 무급노동이 짐작됐다”며 “원장님께 문의하니 ‘내가 왜 알림장에 수당을 줘야 하느냐’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찍기 담당자를 따로 고용해 선생님을 존중하는 유치원을 찾아서 보내기로 했다”고 했다. 다른 커뮤니티에는 ‘교사들 착취 안 하는 어린이집을 추천해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교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짧은 근속 기간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근속 1년 미만이 29.0%, 1년 이상 2년 미만은 19.7%였다. 절반가량이 근속 2년 미만인 것이다. 오래 일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저임금과 경직된 근무 환경이 꼽힌다. 지난 2월 부천에서 사망한 유치원 교사도 위계적인 분위기 때문에 병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게다가 사립유치원은 사실상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다보니 고용 불안정이 심하다.
저출생으로 원생 모집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교사들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유치원들은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는 특별활동이나 방과후 활동을 홍보하는데, 학부모들이 외부강사를 꺼리면 담임교사에게 맡기기도 한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 방침으로 매일 오후 6~7시에 선생님에게 전화가 오는데 죄송해서 후딱 끊곤 했다”며 “통화할 때마다 선생님 목소리가 쉬어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