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투표서 잠정합의안 찬성 …노조 활동 보장받을 초석 마련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쿠팡지회)가 9일 쿠팡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쿠팡 계열사에서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쿠팡 사측과 단협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지회는 이날 오전 사측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단협 체결식을 진행했다. 사측과 장기간 교섭을 벌여 온 쿠팡지회는 이달 초부터 집중교섭을 진행한 끝에 최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조합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2021년 6월 설립된 쿠팡지회는 이번 단협 체결로 노조 활동을 보장받기 위한 기초적인 여건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단협안에는 노동조합 간부의 사업장 출입과 방문을 허용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설치하는 등 노조 활동에 관한 조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조 간부가 합법적으로 근무시간 중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도입도 단협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지회는 사측과 교섭을 통해 이 같은 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뒤 지난 6일까지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했다. 전체 조합원의 약 85%가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약 95%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했다.
앞서 쿠팡지회 노조 간부 등은 사측과 교섭 중이던 지난해 12월 쿠팡 대표와의 면담과 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사측이 노조와 단협을 체결해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지난해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김범석 쿠팡 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행된 노동자들은 4시간여 만에 모두 풀려났다.
이번 단체협약은 쿠팡 계열사 중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사측과 처음 체결한 것이다. 현재 쿠팡 계열사에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쿠팡지회 외에도 서비스연맹·화섬식품노조 등 각 산별노조별로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다.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도 조직돼 있다. 쿠팡지회는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얻어 이번 단협을 체결했다. 쿠팡이 CFS 소속 물류센터 노동자들과 단협을 체결하면서 쿠팡의 다른 사업장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