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편입 전후 8거래일간 한국 국채 6조8000억어치 순매수
국고채 금리 안정 일부 효과도…환율 안정은 환헤지 규모에 달려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정식 편입된 지난 1일 전후 8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6조8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국고채 금리 안정 효과도 일부 나타났다. 다만 환율 안정 효과는 외국인 투자자의 환헤지(위험회피) 규모에 따라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WGBI 편입 전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6조8000억원이라고 9일 밝혔다.
외국인은 한국 국채를 직전 7거래일(3월19~27일) 동안 1078억원 순매도했다가 편입 직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편입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3조628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루 기준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정부는 3월 말 외국인 순매수가 급증한 이유는 지수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패시브 자금’이 먼저 들어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4월1일 편입 직후부터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높이려면 각 기관은 전날까지 미리 매수를 완료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유리하다.
정부는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국채 수요 확대가 국채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반대로 금리(수익률)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편입 첫날인 지난 1일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9bp(1bp=0.01%포인트) 급락한 3.689%를 기록했고, 3년물과 5년물도 각각 18.2bp, 21bp씩 하락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한국 채권시장은 이란 전쟁 종전 분위기에 더해 WGBI 편입이라는 수급 호재가 금리의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WGBI 편입으로 기대한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외국 자금이 채권시장에 들어오면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 하락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이들 자금이 환율을 고정하는 환헤지를 하고 채권을 매수했다면 환율 하락 영향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장에서는 WGBI 추종 자금 가운데 민간 자산운용사의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 펀드는 환헤지 비중이 높은 반면, 공적 연기금과 중앙은행 자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WGBI 추종 자금의 약 30%를 차지하는 일본계 자금의 환헤지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한은은 “통상 패시브 자금은 환헤지 없이 유입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본계 자금은 패시브 자금의 환헤지 비중도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