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뚜안이 숨진 경기 이천시 자갈 가공업체 앞에서 뚜안의 동생 뚜(왼쪽에서 두번째)가 유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태희기자
이주노동자 뚜안이 경기 이천시 자갈 가공업체에서 컨베이어 벨트 끼임사고로 숨진 지 한 달째인 10일 뚜안의 동생 뚜가 사고가 난 사업장을 찾았다. 현장을 둘러본 뚜는 “다시는 이주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뚜는 이날 이천시 자갈 가공업체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형이 일했던 곳을 찾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형이 한국을 좋아했고, 베트남에 와서는 함께 한국에서 일하자는 말도 했었다”며 “그때는 그러겠다고 말했는데, 형이 이렇게 된 지금은 한국에 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형(뚜안)의 생일”이라며 “하늘에서는 형이 편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우리 가족도, 한국에서 일하는 다른 이주노동자들도 잘 살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뚜는 “오늘 공장 대표와 공장장과 만났다.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며 “회사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형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이 문제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에 도착한 뚜는 이날 오전 형이 숨진 작업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뚜안의 유족이 사건 발생 이후 직접 현장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뚜는 끼임 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뚜안이 숨진 컨베이어 벨트 앞에 놓인 국화. 유족 측 제공
준비한 국화를 컨베이어 밸트 앞에 놓은 뚜는 형이 살던 기숙사로 향했다. 2평 남짓한 공간을 둘러본 뚜는 형이 사용했던 침대에 잠시 앉아보기도 했다. 이어 남아있는 형의 유품인 모자와 팔찌를 챙겼다.
이날 현장에는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도 동행했다. 김 대표는 “2인 1조가 안 지켜진 것도,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것도, 우리 용균이 사고와 너무 흡사해 현장에 들어가는 게 겁이 나기도 했다”며 “뚜안의 유족들도 저와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돌아가시는게 너무 창피하다”며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억울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뚜안은 지난달 10일 오전 2시40분쯤 이천시의 한 자갈 가공업체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고 혼자 컨베이어벨트 아래쪽으로 들어가서 살피다가 기계에 손이 끼이며 변을 당했다.
컨베이어벨트에는 비상 스위치도, 자동정지장치도, 덮개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인1조라는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