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왼쪽)이 지난 1월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위스 다보스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전쟁 지원 요청을 거부한 유럽에 불만을 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수장에게 모욕과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댜음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9일(현지시간) 회담을 보고받은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회담 분위기가 ‘거칠었다’(turbulent)고 요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내내 뤼터 사무총장에게 화를 내면서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이란 전쟁에 대한 지원 부족에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 유럽 당국자는 “상황이 엉망으로 흘러갔다”며 “대화는 온통 모욕의 연속일 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배석자들에게 이란이 폐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열기 위해 동맹국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원한다는 인상을 줬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나토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말했듯 나토는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며 “비록 그들이 호르무즈를 통해 미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지만 대통령은 현 시점에 나토에 아무런 기대도 없으며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트루스소셜에 나토 동맹들을 거듭 비난하는가 하면, 지난 1월 자신이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폭풍에 휩싸였던 그린란드까지 재거론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회담이 엉망으로 끝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유럽 당국자도 외견상 긴장된 회담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격앙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뤼터 사무총장의 이번 백악관 방문은 시기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이후 올린 트루스소셜 게시물은 일반적인 수준에 그쳤고, 나토와 개별 국가를 겨눈 구체적인 보복 조치는 담고 있지 않았다며 “그의 이전 발언과 비교하면 한 걸음 물러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시기이긴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시기에 그(뤼터)가 있다는 점은 나토 동맹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최대한 자제한 채 물밑에서 설득하는 전략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트럼프 조련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때문에 동맹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비위를 맞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