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달 10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있다. 정효진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처음으로 노동위원회가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판단을 내렸다. 노조 측은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산하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노조)는 10일 “중흥토건·중흥건설을 상대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신청이 지노위에서 기각됐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4일 두 회사를 상대로 단체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지노위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신청을 제기했다. 이는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했는데도 사용자가 법적 기한(7일) 내에 이를 공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공고할 때 노동위원회를 통해 시정을 신청하는 절차다.
노조는 크레인 조종사들이 원청으로부터 직접 지시·관리를 받는다는 등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이유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원청인 사측은 자신들이 조종사들에게 직접 지시·관리하지 않고, 작업 수행 과정에서도 자율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지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만한 정황도 있다고 봤지만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지노위 결정을 존중하며 현재 지노위에 신청된 다른 관련 사건도 다시 검토해 재신청하는 등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여 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