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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디즈니 리조트 까마귀는 왜 라푼젤 머리카락을 뜯었나

입력 2026.04.11 14:40

수정 2026.04.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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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에게 라푼젤은 동화 속 공주가 아니라, 둥지 짓기에 안성맞춤인 재료를 지닌 대상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ssj5m2 갈무리 사진 크게보기

까마귀에게 라푼젤은 동화 속 공주가 아니라, 둥지 짓기에 안성맞춤인 재료를 지닌 대상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ssj5m2 갈무리

지난 4월 1일 도쿄 디즈니 리조트에서 그야말로 만우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디즈니씨의 인기 어트랙션 중 하나인 ‘등불 축제’ 속 캐릭터 ‘라푼젤’의 금빛 머리카락이 까마귀들에게 무자비하게 뜯겨 나갔다. 여기에 더해 작품 속 말 캐릭터인 ‘막시무스’ 역시 털이 훼손된 흔적이 확인됐다.

범인은 ‘까마귀’였다. 봄철은 까마귀에게 있어 가장 분주한 시기다. 3월부터 4월 사이 번식기를 맞은 까마귀는 본격적인 둥지 만들기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둥지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부드러운 섬유질을 선호하는데, 동물의 털은 물론 사람의 옷감까지 대상이 된다.

실제로 이 시기에는 까마귀가 동물원에 침입해 다른 동물의 등에 올라타 털을 뜯어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관찰된다. 까마귀에게 라푼젤의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그저 훌륭한 건축 자재일 뿐이다.

본격적으로 번식기에 접어들어 둥지를 짓기 시작한 까마귀로 인해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라푼젤 머리카락 습격 사건도 그 중 하나다. SNS 갈무리 사진 크게보기

본격적으로 번식기에 접어들어 둥지를 짓기 시작한 까마귀로 인해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라푼젤 머리카락 습격 사건도 그 중 하나다. SNS 갈무리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까마귀 개체 수가 많은 일본에서는 이 시기, 단순한 ‘털 훼손’보다 훨씬 난감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까마귀는 둥지를 지을 때 높은 곳을 선호하는데, 특히 전봇대 위를 주요 거점으로 삼는다. 구조적으로 안정적이고, 천적의 접근이 사실상 차단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둥지 재료로 사용된 나뭇가지나 철제 옷걸이가 전선 설비와 접촉하면서 누전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안전장치가 작동해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 대규모 정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까마귀 둥지로 인한 사고로 신칸센이 운행을 멈추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본에서는 동물로 인한 정전은 연간 800건이 넘으며 그중 상당수가 까마귀 둥지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시민들이 둥지를 발견해 신고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디즈니 리조트를 운영하는 오리엔탈 랜드 측은 지난 4일 복수의 매체를 통해 “라푼젤 손상으로 인해 어트랙션이 10~15분간 중단됐고 현재 라푼젤은 탑 안에 숨겨져 보수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라푼젤에 어떤 조처를 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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