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인근에서 지난 9일 소방당국이 드론을 이용해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늑구는 야생의 사냥 본능이 없어 수색이 장기화되면 자칫 굶어 죽을 가능성도 있다.
대전시와 대전소방본부는 12일 경찰·군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인력 100여 명과 드론 등의 장비를 동원해 중구 사정동 오월드 인근 야산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늑구는 2024년생 성체 수컷 늑대로, 지난 8일 오월드 동물원 늑대 사파리를 빠져나와 인근 야산으로 탈출했다.
수색 당국은 11일부터 수색 범위를 넓히고,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활용해 야간 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늑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늑구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탈출 다음 날인 지난 9일 오전 1시 30분이다. 이후 사흘 넘게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색 당국은 늑대의 귀소 본능 등을 고려할 때 늑구가 아직은 반경 6㎞ 이내로 설정한 수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늑구가 수색 범위 안에 있더라도 탈출 5일째로 접어들면서 굶주림 등으로 움직임이 줄어들면 수색을 통한 위치 확인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야산 내에 은신처를 찾아 숨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늑구는 사육장 안에서도 굴을 만들어 빠져나오지 않으면 사육사가 발견하지 못할 때가 있다”며 “탈출한 늑구가 지금 낯선 상황에 놓여 있어 (몸을 숨기기 위해) 굴을 파고 들어가거나 했다면 포착이 어렵고, 수색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늑구의 이동 예상 경로에 먹이를 뿌려 놓고, 포획틀도 설치해 놨지만 아직 어떤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았다.
수색 당국은 늑구가 포위망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늑구는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동물원 안에서만 자랐고, 외부 환경에 민감해 도로나 민가 쪽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11일 오월드가 있는 사정동과 동구 용전동·인동 등에서 “늑대를 봤다”는 신고가 7건 접수됐지만 모두 오인 신고였다.
늑구는 동물원을 탈출하기 전날 마지막 식사로 닭 2마리를 먹었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늑구가 물만 마실 수 있다면 2주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한다”며 “장기간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한다면 야산에서 생존 능력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날도 “오월드 탈출 늑대 수색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시민 보호와 원활한 수색 활동을 위해 보문산 인근 접근을 금지하고, 발견 시 119로 신고 바란다”는 안전 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