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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잠자는 법…국회의원이 날 하늘로 밀어 올렸다” 2주째 고공농성 중인 택시노동자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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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12일 인천 남동구 남동대로에 있는 20m 높이의 통신탑 위에선 20년차 택시기사인 고영기씨가 2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좁은 자리를 지키는 것은 택시월급제 시행을 2년 추가 유예하는 내용의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2019년 제정된 택시발전법은 택시 사업주들이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해 최저임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고, 택시노동자의 완전 월급제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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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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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잠자는 법…국회의원이 날 하늘로 밀어 올렸다” 2주째 고공농성 중인 택시노동자의 ‘호소’

입력 2026.04.12 17:00

  • 최서은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4시 30분께 인천 남동구 맹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 있는 20m 높이의 통신탑에 올라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제공. 연합뉴스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는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4시 30분께 인천 남동구 맹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 있는 20m 높이의 통신탑에 올라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제공. 연합뉴스

“이미 7년을 기다렸는데 또 2년을 미루겠다는 건 법을 시행하지 않고 폐기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습니다. 2년 전에도 눈물을 머금고 기다렸는데, 또 다시 유예라니요. 택시노동자들에게 200만원가량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 생계를 보장하는 법을 예정대로 시행해달라는 것 뿐입니다.”

12일 인천 남동구 남동대로에 있는 20m 높이의 통신탑 위에선 20년차 택시기사인 고영기씨(57)가 2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고씨는 택시발전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 구조물에 올랐다. 지름 약 140cm 길이의 원통형 공간에, 가운데는 35cm 길이의 기둥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성인 남성 한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남는다. 그는 “앉으면 기둥이 코앞에 있다. 앉은 채로 몸을 좌우로 움직일 수조차 없다”며 “잘 때도 다리를 펼 수 없고, 새우잠을 자기 때문에 수시로 잠에서 깬다”고 말했다.

고공농성 중인 고영기씨. 본인 제공

고공농성 중인 고영기씨. 본인 제공

그럼에도 그가 좁은 자리를 지키는 것은 택시월급제 시행을 2년 추가 유예하는 내용의 택시발전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2019년 제정된 택시발전법은 택시 사업주들이 소정근로시간을 축소해 최저임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고, 택시노동자의 완전 월급제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초 2024년 8월 도입하려 했으나 2년 연기돼 오는 8월부터 전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냐 여야는 개정안으로 이 법의 시행을 또다시 2년 추가 유예하기로 하고, 주 40시간 소정근로시간제 적용에서 일부를 예외하기로 했다. 1997년 김대중 정부 때 공약으로 약속받고, 2019년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 주도로 여야 합의로 제정됐던 법안 시행이 또 연기된 것이다.

고씨는 “택시발전법은 공짜노동으로 착취받는 기사들을 보호하고, 졸음운전이나 과속운전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든 법”이라며 “택시노동자들은 사납금(기준금)을 채우려고 하루 13~14시간씩 일해야 겨우 200만원 벌어가는 노동착취 구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이 만들어지고도 7년째 시행 한번 못 했는데, 합리적인 근거 없이 또 2년을 유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통신탑 구조물. 성인 남성이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다. 본인 제공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통신탑 구조물. 성인 남성이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다. 본인 제공

이번에 의결된 개정안에는 근로자 대표가 합의한 경우 택시 사업자가 보유한 전체 면허 대수의 40% 이내에서 근로 시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고씨는 “같은 공간에서 똑같이 일하는데 10명 중 6명은 (주 40시간)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나머지 4명은 보장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는 얘기냐”며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의 가치와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위헌적 법안”이라고 말했다.

택시노동자들은 국회가 사실상 택시발전법을 시행할 의지가 없고, 결국 폐기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년 뒤에 또 유예할 것이 뻔하다. 이번에 매듭짓지 않으면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법이 시행되는 날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개정안은 국회 교통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고공농성 2주가 넘도록 그간 정부와 국회 관계자 중 누구도 고씨를 찾지 않았다. 가족들에게는 차마 알리지도 못했다. 고씨는 “법사위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해주시길 바라고, 최종 통과되더라도 마지막으로 이재명 대통령이라도 한번 더 관심을 갖고 잘못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이라도 행사해주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스스로 이곳에 올라온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저를 밀어 올렸다”며 “더이상 택시노동자들이 하늘에 올라가지 않고, 제가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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