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푸드마켓’에서 나눠 준 ‘그냥드림’ 꾸러미에 담긴 각종 식료품들. 이삭 기자.
중동전쟁 대응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3461억원 규모의 민생안정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지만, 정책 대상이 추경의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먹거리 지원’ 예산 규모가 전체의 1.6% 수준에 그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 관련으로 분류된 예산 내용이 실제로는 민원 응대를 위한 행정 비용에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 소관 추경 예산 중 정부가 내세운 청년·먹거리 지원 예산은 위기청년 지원 34억원, ‘그냥드림’ 사업 21억원을 합쳐서 55억원으로 전체의 1.6% 수준이다. 또 이와 비슷한 규모인 50억원을 ‘고유가 피해지원금 관련’ 항목으로 편성했는데 이는 ‘건강보험공단 민원응대를 위한 인력 및 시스템 구축’에 전액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목명만 보면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종 지원금 관련 민원에 대비한 행정 비용이다.
추경 3461억원 전체 구성을 보면, 81.7%인 2828억원이 수급자 증가분에 따른 ‘의료급여’ 예산이다. 나머지 633억원(18.3%)에는 고유가·고물가 대응을 위한 신규 민생 대책과 기존 복지·의료 현안 예산이 섞여 있다. 그냥드림(21억원)·위기청년 지원(34억원)·긴급복지(131억원)·긴급·일상돌봄(99억원) 등 고유가·고물가 민생 대응과 연관 있는 예산은 285억원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발달장애인 서비스 확대(212억원), 사회복지시설 돌봄 보조 인력(49억원), 의료취약지 긴급지원(21억원), 시니어·지역필수의사 확충(13억원), 입양 전담인력 채용(3억원) 등 중동 전쟁 이전부터 제기된 현안 관련 예산은 298억원으로 전체의 8.6%다.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복지팀장은 “이번 추경에선 청년·취약계층 지원 예산 비중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는 복지 정책이 없다는 점에서, 재정 투입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소관 추경경정예산 3461억원 분포
49억원이 배정된 ‘사회복지시설 돌봄 보조 인력지원’은 ‘청년 일 경험 확대’ 항목으로 분류됐다. 청년에게 돌봄 일자리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지만, 기저에는 ‘아동·노인 등 사회복지시설의 돌봄 인력난 완화’ 목적이 포함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관련 50억원은 행정안전부가 총괄하는 지원금 집행 과정에서 건보공단 자료와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비용이 예산에 들어간 것”이라며 “사회복지시설 돌봄 보조 인력지원은 청년에게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인데 국회 심의 과정에서 규모가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