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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현장 재수색, 이번엔 유족 눈물 닦기를

입력 2026.04.12 18:10

수정 2026.04.1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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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앞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앞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4년 12월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대한 전면 재수색에 나선다. 기체 잔해 재조사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가 뒤늦게 발견되는 등 초기 수습이 부실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을 중심으로 공항 내부와 주변 지역까지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국가는 마지막 한 명까지도 유족 품에 돌려보낸다는 각오로 재수색 작업에 임해야 한다.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실패한 정부는 사후 수습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 “잔해 수습이 99% 완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2월 보관 중이던 잔해물 재분류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가 추가로 확인됐다. 심지어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이 직접 유해 일부를 발견하기도 했다. 유해가 담긴 마대 자루는 1년 넘게 실외에 방치돼 있었다.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가 희생자와 유족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나 매한가지다.

재수색에서 중요한 것은 유족 목소리를 경청하고 참여를 보장하는 일이다. 앞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조사 과정을 유족과 공유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블랙박스 분석 시점부터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정부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두 달로 예정된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유족들이 납득할 수준까지 수색을 진행해야 옳다.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남경찰청은 관련자 40여명을 입건했지만 단 한 명도 검찰에 송치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1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직속 특별수사단이 꾸려졌다. 특수단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의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오는 16일은 세월호 참사 12주기다. 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생존자와 유족, 시민사회가 연대해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촉구해왔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를 ‘안전권’으로 명시하고 재난·사고 피해자와 안전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난·참사가 끊이지 않는데도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부가 세월호 12주기를 앞두고 대통령 직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나, 더 시급한 것은 입법이다. 국회는 지금 당장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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