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를 마친 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기간제 노동자를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정규직으로 의무전환하도록 한 법이 오히려 1년11개월짜리 고용을 양산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기간제 노동자 열에 아홉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고되는 게 현실(고용노동부 ‘사업체 기간제 노동자 현황조사’)인 만큼 이들의 고용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들 요구대로 기간을 더 늘리는 방식의 접근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경청해야 한다.
정부는 현행 2년 미만인 고용 기간을 3~4년으로 늘리고 임금 체계에 변화를 줘 비정규직 실직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간이 늘면 기간제 노동자 숙련도가 높아져 정규직 전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이 임금을 더 받도록 해 비정규직 사용 유인을 낮추는 방안도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 방안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고용 기간을 4년으로 늘린다 한들 기간제 1년11개월이 3년11개월로 바뀔 뿐 정규직 전환 대신 해고하는 일은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기업들이 2007년 법 시행 이후 ‘23개월 고용’ 관행을 반복해온 건 기간제법이 ‘사용 기간’만 제한하고 ‘사용 사유’는 제한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 고용을 하되 합리적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을 허용한다는 원칙이 빠져 있는 것이다.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고용 기간을 4년으로 늘린 이명박 정부 개정안에 대해 “사용 기간 연장으로는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한 이유를 되새겨봐야 한다.
사용 기간 연장 시 기간제 노동자들의 희망고문 기간만 늘리고, 정규직 일자리마저 비정규직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적이다. 기간제법 개정은 노동·산업 현장에 중대 변화를 가져오는 사안인 만큼 사회적 대타협이 필수적이다. 고용의 기간과 조건, 임금체계, 일자리의 질과 노동자 생활 안정 등 다양한 변수를 면밀하게 고려하고 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논의의 대원칙은 ‘노동 유연화’가 아닌 고용 안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