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 영상’ 게시 후 국내외서 논란
야당 “국익 훼손”엔 “정치적 매국”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인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전쟁은 부인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며 “역지사지는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 관계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보편 인권과 인도주의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고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서 “내 생명과 재산만큼 남의 생명과 재산도 귀하다”면서 “존중해야 존중받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10일 엑스에 2년 전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시신 유기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글을 게시한 이후 국내외에서 벌어진 논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추정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IDF가 전장에서 시신을 떨어뜨리는 영상을 엑스에 인용하며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문제의 영상은 2024년 9월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인도법은 준수돼야 한다”며 “인간의 존엄성 역시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일각선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협상용’ 분석도
그러자 이스라엘 외교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이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앞두고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고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 정상을 향한 성명으로는 이례적으로 수위가 높은 비판 발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엑스에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며 직접 의견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들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외교부도 전날 이스라엘 외교부의 반응에 “대통령께서 보편적 인권에 대한 신념을 표명한 글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이를 반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적한 테러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폭력과 반인권적 행태를 단호히 반대하며, 국제인도법과 인권은 예외 없이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내 정치권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론을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엑스에 “사욕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는 자들을 매국노라고 부른다”면서 “심지어 국익을 포함한 공익 추구가 사명인 정치와 언론 영역에서도 매국 행위는 버젓이 벌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국 행위를 하면서도 사욕을 위해 국익을 해치는 것이 나쁜 짓임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 아니 알면서 감행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썼다. 국민의힘 등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의 메시지를 곡해함으로써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외국 정부와 공방을 벌이는 것이 국익에 이로울 것 없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는 이란 정부와의 향후 협상에서 물꼬를 트기 위한 이 대통령의 계산된 전략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